연꽃
"할아버지, 물이 이렇게 더러운데도 꽃이 피네요."
"뭔 말을, 연꽃은 진흙탕 썩은 물이 아니면 자라덜 않아.
그 찌꺼기가 썩어야 양분을 빨아먹고 쑥쑥 안 크낭가."
"더러워야 잘 큰다고요?"
"하믄, 하지만 물이 썩는다고
꽃이 자라는 게 아니어.
저쪽 좀 봐. 물이 졸졸 흐르지.
저렇게 맑은 물이 살살 흘러야
그게 생명수가 되어 꽃이 자라는 거야.
수렁은 찌꺼기가 푹 썩고
한쪽에서 맑은 물이 살살 흘러야제."
-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2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