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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2. 3. 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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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나비의 시간은

네 개의 마디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알로서 정지해 있는 잠의 시간,

두 번째 끈적거리는 흉측한 애벌레로서

기어다니며 풀잎사귀를 뜯어 먹는 꿈틀거림의 시간,

세 번째 집을 짓고 들어가 번데기로서

잠을 자며 기다리는 시간,

네 번째 번데기에서 나와 깨끗하고 화사하고 현란한 날개를

팔랑거리며 허공을 날아다니고 꽃 속에 빨대를 들이밀어

꿀과 향을 빨아 먹는 꿈꾸는 자,

즉 초월자처럼 유유자적하는 시간.

나비의 변태. 그것은 윤회하는 삶을 한마디로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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