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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와 딱정벌레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2. 3. 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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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와 딱정벌레

 

 

추운 겨울 날,

달팽이가 버찌를 먹으려고

얼어붙은 벚나무 줄기를 한없이 느리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줄기의 틈바구니에 웅크리고 있던

딱정벌레가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습니다.

“이 바보야, 그렇게 기를 쓰고 올라가봤자

아직 버찌는 없어. 알기나 해?”

그러자 달팽이는 태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괜찮아. 내가 저 위에 닿을 때쯤엔 열려 있을 거야.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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