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화살이 향하는 곳
중국에 ‘석공(石鞏)’이란 사냥꾼이 있었죠.
사슴을 쫓던 그는 마조(馬祖·709~788)선사의 토굴까지 갔습니다.
마침 휴식을 취하던 마조선사와 마주쳤죠.
석공이 물었습니다.
“혹시 이쪽으로 도망가던 사슴을 못 봤습니까?”
마조는 태연하게 되물었죠.
“그대는 뭘 하는 사람인가”
“보시다시피 사냥꾼입니다”
“그럼 활을 잘 쏘겠구먼”
“잘 쏘는 편입니다”
“그럼 화살 하나로 몇 마리나 잡는가”
“한 마리 밖에 잡지 못합니다”
“그럼 활을 쏠 줄 모른다고 해야지.”
발끈한 석공이 되물었죠.
“그럼 스님은 화살 하나로 몇 마리나 잡으십니까”
“나는 한 무리를 잡는다네”
‘옳거니!’하면서 석공이 받아쳤죠.
“아니, 스님이 어찌 산 생명을 무리로 잡는단 말입니까.”
그러자 마조선사가 석공의 가슴을 가리키며 답했죠.
“자네는 그런 것까지 알면서 왜 이쪽을 쏘지 못하는가.”
석공은 정신이 ‘번쩍’ 들었죠.
그리고 출가해 마조의 제자가 됐습니다.
- 백성호 기자의 현문우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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