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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선사와 오대산 소나무 이야기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1. 7.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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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선사와 오대산 소나무 이야기

 

 

고려 말에 왕사(王師)를 지낸 나옹 스님은 스물한 살 청년 시절, 뜻밖에 친구의 죽음을 맞이하고는 삶의 무상함을 느끼고 출가했다.

원나라에 가서 인도에서 오신 지공 스님의 지도로 깨달음을 얻은 나옹 스님은 귀국 후 곧바로 오대산에 은거했다.

그때, 스님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머무르셨던 북대암에서 삼십 리나 떨어진 월정사까지 내려와 부처님께 콩비짓국을 공양했다.

그러던 어느 겨울, 그날도 어김없이 콩비짓국을 들고 눈길을 내려오고 있는데,

갑자기 소나무에 쌓였던 눈이 부처님께 올려야 할 국 위로 쏟아져 내렸다.

스님은 버럭 역정을 내고는 소나무를 꾸짖었다.

"네 이놈 소나무야. 너는 부처님의 은덕으로 이 숲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거늘,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도 못 알아보느냐?"

스님의 우렁찬 호통을 들은 산신령도 소나무에게 "이 배은망덕한 소나무야. 너에게 생명을 주신 부처님도 못 알아보니

너는 이 산에서 살 자격이 없다. 당장 멀리 떠나거라. 이제 이 산은 전나무 아홉 그루가 지키며 번성할 것이다"라고 호되게 꾸짖었다.

나옹 스님과 산신령의 꾸짖음이 있고 난 뒤, 오대산에는 그 많던 소나무가 차츰 힘을 잃고 스러지기 시작했으며,

산신령의 말대로 전나무가 숲 전체에 번성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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