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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열도 案山論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11. 3. 14.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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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일본열도 案山論

 

 

인간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나는 저런 불행에 처하지 않았다는 안도감도 함께 느끼는 이중적 존재이다. 일본 동북부 대지진의 참상을 보면서 한반도는 과연 명당(明堂)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태평양으로부터 한반도로 밀려드는 지진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일본열도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의 입장에서 보자면 캄차카반도 쪽이 좌청룡이고 중국이 우백호라면, 일본열도는 안산(案山)에 비유할 수 있다. 풍수에서 말하는 '안산'은 집터 앞으로 보이는 산을 말한다. 서울 북촌의 입장에서 보면 남산이 안산에 해당한다. 풍수의 대가였던 도선국사(道詵國師)는 안산의 역할을 아주 중요시하였다. 사람 얼굴에 비유하면 안산은 '턱'과 같다고 여겼다. '어림 택(턱)도 없다'는 말은 여기에서 유래하지 않았나 싶다.

풍수에서 턱이 없으면 명당이 될 수 없다. 도선국사가 잡았다고 전해지는 전국의 명당들을 답사해 보면 안산(턱)이 잘 받쳐주고 있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도선이 말년까지 살았던 광양 백운산의 옥룡사(玉龍寺) 터도 가서 보면, 절터 앞에 안산이 적당한 높이로 잘 가로막고 있어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 해남의 윤선도 고택인 녹우당(綠雨堂)도 안산을 갖추었기 때문에 이 터가 살았던 것이고, 구한말 김일부(金一夫)가 공부했던 계룡산 국사봉 밑의 향적산방(香積山房) 터도 안산이 일품이다. 안산은 내부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외부 기운이 공격해오는 것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지진에서 일본은 한반도의 턱 역할을 제대로 하였다. 해수욕장도 앞에 섬이 하나 있는 것 하고 없는 것은 차이가 매우 크다. 앞에 섬이 있어야만 해수욕장에 모래가 쌓인다. 섬(안산)이 없으면 모래가 빠져나가 버린다. 기운도 모아지지 않는다. 2003년 태풍 매미가 몰아닥쳤을 때 해운대 앞의 동백섬도 이러한 안산 기능을 하였다. 동백섬을 안산으로 삼은 아파트는 태풍피해가 없었지만, 아파트 앞에 동백섬이 보이지 않았던 아파트는 4층까지 바닷물이 몰아쳐서 침수피해를 입은 바 있다. 천재지변이 나면 안산 하나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열도는 한반도의 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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