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品泉家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11. 4. 1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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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品泉家

 

 

동양사상을 공부해 보니까 동양사상의 정수는 바로 풍수(風水)에 있지 않나 싶다.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언어가 바로 풍수원리이다. 저 산의 맥이 어떻게 꼬불탕거리고 내려와서 기운이 맺힌 곳이 어디인가, 강물이 그 지맥을 어떻게 감싸고 도는가, 바위가 그 중간에 박혀 있어서 터에다가 어느 정도 힘을 보내주고 있는가, 비상한 인걸이 그 터에서 태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비로소 이해된다.

산은 그냥 산이 아니요, 물은 그냥 물이 아니다. 천하의 산천을 대순(大巡)하다 보면 이런 이치가 눈에 들어오고, 그 이치를 씹어볼수록 씹는 맛이 난다. 풍수에서는 산에 덮여 있는 흙을 인체의 근육이라고 보고, 바위 맥은 뼈대, 흐르는 물은 피라고 여긴다. 바위 맥을 끊는 것은 뼈대를 자르는 일이고, 물이 더러워지면 피가 오염되는 셈이다. 피가 탁해지면 병이 생긴다.

'품천가(品泉家)'는 샘물의 맛이 어떤지를 품평하고 감별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요즘 식으로는 '워터 소믈리에'이다. 나도 돈 떨어지면 이 품천가나 한번 해볼까 한다. 그래서 전국의 물 좋다는 곳을 많이 찾아다녀 보았다.

일본에는 일찍부터 품천가가 있었다. 왜정 때에도 일본 품천가들이 조선 땅 곳곳을 다니면서 좋은 샘물이 어디에 있는가를 조사하였다. 조선총독은 이 품천가들이 찾아낸 샘물을 먹었다고 한다. 장성(長城)에도 그 샘물이 있다.

우리 조상들도 좋은 물을 찾아다녔는데, 물맛도 물맛이지만 물의 무게를 중시하였다. 저울로 달아봐서 무거운 물을 좋은 물로 여겼다. 구례 쌍산재(雙山齋) 앞의 샘물도 1000년 전에 도선국사가 판 샘물이다. 조선시대에 무거운 물로 소문이 났던 물이다.

경주 기림사(祇林寺)는 달의 정기를 머금고 있는 함월산(含月山) 자락이라 물이 좋다. 5가지 약수가 있는데, 장군수, 감로수, 신선수 등이다. 토함산에는 오동수(梧桐水)가 유명하다. 속리산 일대에는 화강암이 깔려 있어서 좋은 샘물이 많다. 암반이 좋으면 물도 좋다. 화강암에 있는 각종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강원도 홍천에는 '약물산'이라고 하는 희한한 이름을 가진 산도 있다. 약물이 나온다고 해서 동네에서 그렇게 불렀다. 일본이 방사능 때문에 물이 오염되었다고 하니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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