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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세습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10. 10. 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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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3대 세습

 

 

조선왕조 500년 동안 어떤 문제가 왕조(王朝)의 가장 큰 관심거리였을까? 어떻게 왕권을 교체하느냐가 가장 골치 아픈 문제였다. 500년 정권교체 과정을 살펴보면 순조롭게 넘어간 경우는 드물었다. 세습과정에서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이 전개되기도 했다. 태조 이성계는 유력한 후계자인 방원이 아니라 방석에게 넘겨주려 했다가 여기에 반발한 방원이 들고 일어나는 바람에 왕자의 난이 일어난 것이다.

무학대사(無學大師)는 경복궁 터를 정할 때에 인왕산을 주산으로 하지 않고, 백악산을 주산으로 삼으면 우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의 기세가 강해지는 형국이 되기 때문에 장남보다는 차남이나 삼남이 더 강해진다고 예언한 바 있다. 이는 곧 골육상쟁(骨肉相爭)을 의미한다.

세습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은 바로 형제간의 싸움이다. 평양으로 천도한 고구려가 망한 것도 결국 이 때문이었다. 연개소문의 장남인 남생과 2남, 3남인 남건, 남산 형제간의 내분으로 망했다. 무학대사 방식으로 설명한다면 평양의 풍수(風水)도 좌청룡보다 우백호가 더 강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번에 등장한 김정은의 3대 세습을 보면서 고구려 남생, 남건 형제의 골육상쟁이 자꾸만 떠오른다.

한국의 재벌도 마찬가지이다. 재벌도 외부충원이 아닌 핏줄 세습으로 경영권을 넘겨주고 있다. 믿을 것은 핏줄밖에 없다. 그렇지만 세습과정에서 형제간의 법정소송이 대부분 발생한다. "재벌은 핏줄이 웬수이고, 권력은 측근이 웬수다"는 말은 명언이다. 특히 3대의 3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심장하다. '도덕경'에서도 '3생만물'(三生萬物)이라고 했다. 3에서 만물이 나온다. 신흥종교에서도 3대 교주가 제대로 들어서야만 그 종교가 오래간다고 본다. 3대에서 실패하는 수가 많다.

1대가 창업(創業)이고, 2대가 수성(守成)이라면, 3대는 경장(更張)이라고 한다. 창업이 카리스마라면 수성은 성실함과 논리가 있어야 한다. 3대의 경장은 1대의 카리스마와 2대의 성실함이라는 '쌍권총'을 모두 갖춰야만 가능하다. 3대째에 '쌍권총'을 찬 인물이 나오려면 친가는 물론이거니와 외가 쪽도 선대에 많은 적선(積善)을 해 놓은 집안이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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