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빈티지(Vintage)에 따라 달라지는 와인가격들

라이프(life)/술

by 굴재사람 2009. 3. 3. 09:40

본문

빈티지(Vintage)에 따라 달라지는 와인가격들

 

“아니 이 와인이 왜 이렇게 비싼가요? 다른 곳에서 샀을 때는 전혀 비싸지 않았는데 거의 두 배로 비싸잖아요?” 이거 바가지 씌우는 거 아냐 하는 눈빛으로 와인샵 주인에게 항의하는 사람을 가끔씩 접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와인샵 주인은 꽤 난감할 것이다. 똑 같이 생긴 와인에 똑 같은 이름인데 심한 가격차이로 인해 오해를 받는다는 느낌도 함께 가질 것이다. 그러한 오해에서 빨리 탈피하고자 그는 재빨리 응대한다.
“먼저 빈티지 확인해 보셨나요? 이 와인은 보르도의 세기적인 2000년 빈티지 입니다.”

와인 병의 라벨을 들여다 보면 해당 와인의 포도의 수확 년도가 표기가 되어 있는데 이것을 우리는 ‘빈티지(Vintage)’라 한다.

“아니… 1994년 보다 2000년 산이 더 비싸다 구요? 오래된 와인이 더 비싸야 하지 않나요?” 라고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다시 물어볼 것이다. 그러나 와인은 예전에 언급한 적도 있는데 무조건 오래되었다고 해서 비싼 것은 아니다. 훌륭한 빈티지 태생의 와인이 최적의 조건에서 잘 보관 되어왔다면 그 와인의 몸값은 매년 높아질 것이다. 만약에 좋지 않은 빈티지의 와인을 계속해서 보관한다면 그 와인은 어느 시기가 되면 오히려 내려갈 수도 있다.

고가의 고급 와인일수록 이러한 빈티지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가격이 달라진다. 즉, 빈티지는 와인의 태생이자 운명과도 같은 존재이다. 우리는 매년 달라지는 과일의 맛과 당도를 체험했을 것이다. 한 해의 일조량이 좋았을 때 매우 달콤한 맛과 향기를 내기도 하지만 수확할 때쯤 비가 왔다면 그 과일의 맛과 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좋은 빈티지의 와인들은 잘 익은 포도를 가지고 와인이 만들어 졌기에 와인의 향미는 풍부하고 깊이가 있다. 묵직한 바디 감과 잘 짜여진 구조 감은 장기간 숙성시켰을 때 더욱 더 와인이 주는 매력을 더할 것이다.




빈티지의 영향은 봄에 포도나무의 꽃이 피는 시기부터 적용 된다. 중요한 것은 1년 간 포도 나무에 비추어진 일조량의 정도인데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만큼의 적절한 일조량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수확할 즈음에 충분히 태양이 비추어 지고 비가 오지 않아야 한다. 수확 일을 결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와인 메이커는 이때가 가장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기라고 한다.

세계 유명 와인 전문가들은 이러한 빈티지에 따라 그 해의 작황을 가늠하고 그 해에 생산 된 와인들을 맛보고 빈티지 챠트를 내놓아 와인의 가치를 평가할 때 적용한다. 작황이 좋았던 해는 건실한 좋은 포도 생산 양도 많았다는 의미도 되기에 그 해의 빈티지 와인들은 같은 가격에서도 더욱 좋은 품질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고가의 고급 와인들은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왜냐면 생산량은 제한적인데 구매하여 보관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 질 수 있기에 오히려 가격은 높아질 수 있다.

유난히 빈티지에 매우 민감한 와인들이 있다. 대부분의 프랑스와 이태리를 포함한 유럽 산지는 빈티지가 중요한 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특급와인들 중 빅5에 해당하는 와인들 이다. 2000년 빈티지 와인들은 비교적 좋은 해가 아니었던 1997년 내지는 2001년 혹은 2002년 등과 같은 빈티지의 와인들과 비교 했을 때 적어도 2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대륙 와인산지라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나 칠레, 아르헨티나와 같은 남미 지역 이나 호주 지역들은 이러한 빈티지로 부터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이들은 이미 충분한 태양과 건조한 기후조건 등을 갖추고 있으며 너무 심한 기상이변이 아니라면 빈티지와 상관없이 일정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해낼 수가 있다. 그러나 포도나무가 너무 스트레스 없이 잘 자랐기에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복합적인 미묘한 맛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훌륭한 와인을 만드는 포도나무는 생존을 위한 스트레스와 역경 끝에 얻어진 결과 라는 것.

와인 병의 빈티지 표기는 그 해에 수확된 포도를 가지고 만들었을 때 표기가 가능한데, 생산 국가마다 빈티지 표기규정이 약간씩 다르게 적용하게 된다. 남아공이나 칠레의 경우 사용된 포도 원액의 75%이상 같은 해의 포도가 사용되었을 경우 이며, 호주나 뉴질랜드 그리고 유럽의 경우 85% 이상이다. 미국은 85% 이상 같은 빈티지의 포도를 사용했을 때 가능하다. 이러한 규정에서 벗어난다면 와인 병에 빈티지 표기를 할 수가 없는데 대부분 저가의 와인들에게서 발견됨을 참고 바란다. 

 

“이 샴페인에는 빈티지가 없어요. 그럼 이건 싸구려 인가요?”
그렇지는 않다. 샴페인과 같은 고급 스파클링 와인이나 포르투갈의 고급 디저트 와인인 포트 와인(Port Wine) 에도 빈티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만약에 샴페인에 빈티지가 표기 되어 있다면 그것은 “빈티지 샴페인(Vintage Champagne)”이라 하여 매우 비싼 고급 샴페인인 경우가 많다. 즉, 1-2년 이내에 마셔야 하는 다른 샴페인들과 달리 장기간 숙성을 시키기도 한다. 포르투갈의 달콤한 디저트 와인 “빈티지 포트(Vintage Port)” 또한 마찬 가지 인데 훌륭한 빈티지 포트는 100년 이상 보관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가격도 매우 높은 편이다.

참고 :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내놓은 빈티지 챠트
*로버트 파커의 빈티지 챠트
http://www.erobertparker.com/newsearch/vintagechart1.aspx
*미국의 와인 전문잡지 스펙테이터 빈티지 챠트
http://www.winespectator.com/Wine/Vintage_Charts/
*영국의 와인 전문잡지 디켄터의 빈티지 챠트
http://www.decanter.com/vintageguides/


사진제공 : 보르도 와인협회 (CIVB)

최성순 칼럼니스트

'라이프(life)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인에도 신분증이 있다   (0) 2009.03.05
百花酒   (0) 2009.03.04
와인과 음식의 잘못된 만남  (0) 2009.03.02
실패하지 않고 와인 고르는 법  (0) 2009.03.01
민속주   (0) 2009.02.28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