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月出山과 王仁 博士
왕인 박사의 묘가 있는 일본 오사카부 히라가다시(枚方市)에
백제 출신의 왕인 박사를 기념하는 ‘백제문(百濟門)’이 세워진다고 한다.
왕인 박사는 백제 13대 근초고왕(346~375) 시대에 태어난 인물이다.
‘논어’와 ‘천자문’을 비롯하여 백제의 수준 높은 문화를 일본에 전해준 한류(韓流)의 원조이다.
왕인이 전파한 백제 문화는 일본의 아스카(飛鳥)와 나라(奈良)문화의 기반이 되었다.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왕인의 탄생지는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鳩林里)이다.
구림은 인물이 날 만한 풍수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호남에서 가장 야성적인 풍모를 간직한 월출산(月出山)이 바라다보이는 곳이다.
평지에 돌출한 것 같은 월출산은 산 전체가 암반으로 이루어졌다.
암반일수록 기(氣)가 강한 법이다.
거기에다가 그 모습은 불꽃이 지글지글 타는 모습이다.
수석(壽石)을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은 월출산 자체를 거대한 수석으로 볼 정도로
강력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고려시대에도 나라의 천제(天祭)를 월출산 천왕봉에서 지냈다는 기록이 나온다.
더군다나 월출산의 암반들은 맥반석(麥飯石)으로 알려져 있다.
찜질방이나 돌침대의 재료로 사용되는 돌이 맥반석이다.
월출산은 산의 상당 부분이 맥반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도발이 잘 받는 도갑사(道岬寺) 미륵전(彌勒殿)의 석불(石佛)이
바로 월출산에서 나온 맥반석으로 조성한 불상이다.
‘신령한 바위’라는 뜻의 ‘영암(靈巖)’이라는 지명도 월출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왕인이 태어난 구림마을에서 월출산을 바라보면 주지봉(朱芝峰)이 삼각형 모양으로 보인다.
학자와 귀인이 태어난다는 문필봉에 해당하는 봉우리인 것이다.
구림에서 배출된 역사적인 인물을 보면 왕인 박사를 비롯하여, 한국 풍수학의 원조인 도선국사(道詵國師),
그리고 왕건의 술사(術士) 역할을 하였던 최지몽(崔知夢)이 있다.
박사, 국사, 술사가 모두 월출산 주지봉을 조산(朝山)으로 하는 구림에서 태어났던 것이다.
또한 구림에는 상대포(上臺浦)라고 하는 국제항구가 있어서 중국과 일본을 쉽게 왕래할 수 있었다.
최치원이 중국 유학을 떠난 항구도 상대포라고 한다.
신령스러운 바위산과 물류가 만나는 지점에서 인물이 나왔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