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고를 때 알아야 할 세 가지
와인의 맛을 평가하는 데에는 세 가지의 기본 요소가 있는데 처음에는 와인의 색을 보고, 그 다음에는 와인의 향기, 마지막으로 와인의 맛을 본다.
1. 와인의 색
먼저 와인의 색을 보자. 와인 글라스에 와인을 약 3분의 1정도만 따르는데 절대 와인 잔의 반이 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와인글라스의 다리를 잡는다. 와인의 볼(bowl) 부분을 잡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되는데 이런 경우 와인의 색을 제대로 볼 수 없고 잔이 얼룩지기 때문에 시각적인 관찰이 힘들어진다. 또한 손의 온도가 전달되어 와인의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와인의 온도는 최상의 와인 맛을 내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와인의 투명도를 살피기 위해 와인 잔을 불빛에 비추어 보거나 흰 배경에서 와인의 색상을 본다. 이를 통해 와인이 맑은지 뿌연지를 알 수 있다. 맑은 색으로 반짝거리면 빛이 난다면 이 와인은 상태가 좋은 것이지만 흐리거나 뿌연 그림자가 있다면 이 와인은 오래 되었거나 보관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흰색 테이블이나 흰 종이 위에 와인 잔을 올려두고 위에서부터 똑바로 내려 보면 와인의 색상의 농도를 볼 수 있다.
와인의 색상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와인의 색을 보석에 비유하기도 한다. 가령 루비 색이라든가 황금 색 등으로 표현을 한다. 와인의 색은 사용된 포도품종에 따라 그리고 기후나 지역 그리고 빈티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그런 후 와인의 잔을 돌린다. 와인 잔 돌리기는 숙련이 되지 않으면 많이 어색할 수 있다. 심지어 와인이 밖으로 튕겨 나와 옷에 얼룩을 주기도 하기에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와인 잔을 돌리는 것은 후각적인 관찰을 위한 것이다. 잔을 돌리기 가장 쉬운 방법은 와인 잔을 테이블 위에 놓고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잔의 다리를 잡고 부드럽게 돌린다. 가능한 한 시계 반대 방향(오른손 잡이라면)으로 돌리면 옆의 사람에게 와인이 튈 염려가 없을 것이다.
와인이 글라스 입구까지 다다를 정도로 소용돌이 치면 멈춘다. 와인이 잔의 표면을 따라 불규칙 적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이것을 와인의 “눈물” 또는 “다리(leg)”라고 부른다. 와인 전문가들이 종종 여기에 심오한 의미를 붙이기도 하나 사실 이것은 단지 와인의 알코올 농도가 높을수록 더 많이 흘러 내릴 뿐이다.
2. 와인의 향
와인 잔을 돌리는 것은 와인이 병 속에서 잠자고 있었던 향기를 공기접촉을 통해 잠에서 깨우는 역할을 한다. 와인이 글라스에서 소용돌이쳐 공기와의 접촉이 충분히 되면 와인의 향기를 맡아 보자. 최대한 코를 와인 잔 속으로 넣어 자신의 후각적인 감각을 최대한 살려 와인의 향기를 깊이 맡아 본다. 잠에서 깬 와인은 그 속에 숨어 있었던 갖가지 아로마(Aroma)와 부케(Bouquet)를 발산한다. 와인 테이스팅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연관되는 향기를 찾아내면서 즐거워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사실, 와인은 단순히 포도로만 만들었는데도 지구상의 모든 향기가 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나타난다는 것이다.
와인의 향기는 시음에 있어서 지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우리의 후각은 뇌로 바로 전달되어 기억과 감정을 자극한다. 와인의 향기는 과거에 경험했거나 맡았던 냄새라든가 특정 장소 내지는 추억들을 연상하기도 한다.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품종은 매우 다양한데 그 종류가 1000여가지가 넘으며 자주 사용되는 품종만 해도 500여 가지가 된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대표적인 포도품종에 따라 나타나는 일반적인 향기들은 아래와 같다.
◇ 화이트 와인
- 샤도네(Chardonnay) : 배, 사과, 파인애플, 멜론, 레몬, 바닐라, 클로버
- 슈넹 블랑(Chenin Blanc) : 배, 복숭아, 잘익은 멜론, 레몬, 셀러리
- 게뷰르츠트레미너 (Gewurztraminer) : 장미, 리치향
- 리즐링(Riesling) : 녹색사과, 살구, 복숭아, 꿀
-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자몽, 레몬, 신선향 허브향, 잔디향, 연기, 부싯돌
- 세미용(Semillion) : 잔디, 레몬, 땅콩, 버터
- 비오니어(Viognier) : 살구, 신선한 꽃향기
◇ 레드 와인
- 까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 나무, 시가 박스, 민트, 블랙 커런트, 클로버, 계피향, 고추, 올리브, 쵸코렛, 크림향
- 가메(Gamay) : 신선한 딸기, 딸기소다, 계피 크림
- 그르나슈(Grenache) : 토양, 검은 후추, 자두, 커피, 매운향
- 메를로(Merlot) : 쵸코렛, 바이올릿, 오렌지, 자두, 블랙
- 피노 누아(Pinot Noir) : 나무연기, 습기찬 토양, 버섯, 딸기, 헛간냄새,크림향
- 산지오베제(Sangiovese) : 담배, 연기, 매운향, 건포도
- 쉬라(Sirah) : 검은 후추, 블랙베리쨈, 블랙베리, 오렌지, 자두
- 템프라니오(Tempranillo): 토양, 버섯, 나무
- 진판델(Zinfandel) : 라스베리, 쵸코렛, 블랙체리, 클로버. 검은후추
◇ 변질된 와인
식초 향, 흙, 고무, 석유, 양배추, 황, 생선, 젖은 모, 메니큐어 에나멜, 젖은 카드보드, 강한 코르크 향, 곰팡이 냄새.
3. 와인의 맛
와인의 맛을 통해 우리는 와인 테이스팅의 절정에 도달한다. 후각으로 느낀 와인의 향기를 그대로 느끼면서 와인을 약간 마셔 본다. 와인 맛의 비밀을 알아 내려면 바로 삼키면 안된다. 와인을 입안 모든 접촉 가능한 부분에 닿을 수 있도록 입안에서 굴려본다. 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부분별 맛은 다르기 때문이다. 떫은 맛의 탄닌(Tannin)은 뺨 뒤쪽에서 느껴지고 단맛은 혀끝에서 느껴진다. 알코올의 타는 듯한 느낌은 목 뒤쪽에서 느껴진다.
이러한 맛의 지각 강도는 전문적인 기술에 의해 증폭될 수 있는데 사실 이런 경우는 전문적인 테이스팅 장소에서나 어울릴 것이다. 그러나 식탁에서도 너무나 훌륭한 와인이 있다면 이렇게 시음하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첫째, 입안에 와인을 문 채 입술을 오므리고 입으로 살짝 숨을 들이마신다. 아마도 “후르루” 하는 소리가 날지도 모르겠다. 이는 기화 작용을 통해 와인 아로마를 강화시키게 한다. 그리고 나서 혀로 와인을 굴리기도 하고 씹기도 하는데 이것은 와인의 풍미와 뉘앙스를 느끼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와인을 삼키고 난 후 부드럽게 그리고 천천히 코와 입을 통해 숨을 내쉬는 것을 잊지 말자. 목과 코를 연결하고 있는 코 뒤쪽의 통로는 아로마를 느낄 수 있는데 와인을 삼키고 나서도 한동안 아로마가 남아있는 곳이다.
좋은 와인일수록 더욱 복합적이고 심오하며 잔향이 오래 남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피니쉬(Finish) 라 하는데 오래 여운이 남을수록 훌륭한 와인으로 인정하는데, 이 여운은 그 어떠한 술이나 음료에서도 느낄 수 없기에 최고의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와인 드링커들은 와인을 가지고 오감을 즐긴다고 한다.
앞서 말한 와인의 색(시각), 향(후각), 맛(미각)이 있다면 그 나머지는 잔으로 부딛히는 소리 (청각) 그리고 마시면서 목에서 오는 (촉감)이 아닐까 싶다.
자. 와인의 오묘한 맛의 세계를 위해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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