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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의 유래

글모음(writings)/야한 얘기

by 굴재사람 2008. 8. 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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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날
마을로 시주를 나온  중이
길가 큰 느티나무 아래 그늘에서
잠시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오후 내내 들에서 논갈이하던 농부도
더위를 식히러 그늘안으로 들어왔다.



"오늘도 비는 오지 않으려나 봅니다.
모심기가 계속 미뤄지면 큰 일인데,
날이 언제까지 가물려나?"

하늘을 원망의 눈기로 바라보고 있는 농부에게
중이 장삼을 만져 보더니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오늘 해 저물기 전에 비가 올 겁니다."

"스님 말씀대로 그리 된다면야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벌써 한달째 기다려도 비는 오지 않고
오늘도 저렇게 불같은 태양만 하늘을 채우고 있으니
이젠 혹시나 하는 마음도 없답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알 것입니다."

"오늘도 비 오기는 틀렸습니다."

"그럼 우리 내기를 할까요?"

"스님 말씀대로 비가 오면 제가 소를 드리겠습니다.
만약 스님이 내기에서 지시면 저에게 무엇을 주시렵니까?"

"내게 있는 것이라곤 시주얻은 곡식밖에 없으니
이 바랑 채 몽땅 다 드리지요."



이렇게 서로 합의한 다음 농부는 다시 논갈이를 하러
그늘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바람이 불면서
검은 구름이 몰려와 하늘을 덮었다.
그리고는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농부는 급히 소를 몰고 느티나무 아래로 다시 왔다.

"스님의 말씀이 신기하게도 맞았습니다.
어떻게 그것을 아셨습니까?"

"소승의 옷은 자주 빨아 입지를 못해서
여름날에는 땀이 배어 소금기가 있지요.
옷이 눅눅해지기에 비가 오겠구나 했습니다."

"내기대로 저의 소를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소는 농가에 필요한 것이지
저에게는 쓸모가 없답니다.
그러니 마음 쓰지 마십시오."

잠시 후 비가 그치자 중은 절로 돌아가고
농군은 오랜만에 즐거운 마음으로 논갈이를 계속했다.



이후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를 일러,
스님과 농군이 소를 걸고 비오는 것을 내기한
이야기를 빗대어 '소내기'라고 하였다가
점차 '소나기'로 바뀌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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