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가 난을 피해 공주 지방에 도착했을 때였다.
당시 이 지방에 사는 백성이 '묵어'라는 생선을 잡아 임금에게 진상했다.
힘든 피난길을 오느라 피곤도 하고 시장도 했던 인조는
낯설었지만 처음 먹어본 생선이 무척이나 맛있었다.
임금은 생선의 맛이 매우 인상이 깊었던 탓에
'은어화'라는 품위 있는 이름을 직접 지어주었다.
그 후 난이 평정되고 다시 궁궐로 돌아온 임금은
피난길에 먹었던 생선의 맛이 생각났다.
그러나 잔뜩 기대를 하고 생선 맛을 본 임금은
예전의 맛을 느끼지 못했다.
실망한 임금은 그 자리에서 명했다.
"다시 묵어라 하여라."
이 말이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면서
임금이 생선을 도로 묵어라 했다 하여 '도로 묵어'가 되었고,
이후 발음이 변형되어 '도루묵'이 되었다.
- 김진섭의 <이야기 우리문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