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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알아야 좋은 땅 찾는다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15. 9. 2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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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연의 생활 속 풍수 이야기] 물길 알아야 좋은 땅 찾는다

 

 

■생기가 모인 땅이 살기 좋은 땅

 

풍수지리에서 물은 산과 함께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물은 산맥을 인도할 뿐만 아니라 멈추게 하여 생기를 모으는 역할을 한다.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을 수 없는 것이 자연이치다. 두 물줄기 사이에는 반드시 맥이 있다. 물줄기가 크면 큰 맥이 지나고, 물줄기가 작으면 작은 맥이 지난다. 그러므로 생기 있는 땅을 찾고자 하면 우선적으로 두 물줄기 사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두 물줄기가 합수하면 그 사이의 맥은 멈추어 생기를 모은다. 생기가 모인 땅을 풍수에서는 혈이라고 하며 살기 좋은 땅이 된다. 작은 물줄기 사이이면 개인의 집터로 알맞고, 큰 물줄기 사이면 마을이나 도시 터로 알맞다. 인류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는 두 강 사이라는 뜻이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만나는 곳에 우르, 우르크, 바빌론 등 고대도시들이 터전을 잡았다.

물은 산세와 규모가 비슷해야 좋다. 풍수에서 산은 정(停)해져 있으므로 음으로 보고, 물은 움직여 동(動)하므로 양으로 본다. 사람이 살기 좋은 터는 산과 물이 음양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산이 크면 물도 크고, 산이 작으면 물도 작아야 한다. 산속 깊은 골짜기나 물줄기가 거의 없는 산동네는 발전하지 못한다고 본다. 반대로 산은 작은데 물이 큰 강변·해변 역시 음양조화가 깨지므로 주택지로 좋지 못하다. 이러한 곳에 사는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풍수적으로 좋은 땅은 두 물줄기 사이에 있는 땅이다. 두 물줄기가 합수하면 그 사이로 내려온 맥은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멈추게 된다. 산맥이 멈춘 곳에 생기가 모여 좋은 땅이 되는 것이다. 부촌으로 소문난 서울 평창동은 구기계곡과 평창계곡의 물이 합수된 사이에 위치한다. 경복궁은 백운동천과 중학천이 합수한 사이에 위치한다.

 


산동네나 큰 물가가 있는 땅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미 살고 있거나 어쩔 수 없이 살 수 밖에 없을 때는 비보(裨補)가 필요하다. 비보의 사전적 의미는 도와서 부족한 것을 채운다는 뜻이다. 물이 부족한 산동네의 경우 일반주택은 마당에 연못을 조성하면 좋다. 아파트의 경우 거실에 어항이나 수족관을 설치하면 부족한 양의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 홍콩사람들이 집집마다 연못을 조성하거나 수족관을 설치하는 것은 원래는 바다가 보이지 않는 집에서 부족한 양기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요즘은 물이 재물을 관장한다고 해서 욕심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강변이나 바닷가의 주택에서는 물이 크게 보이지 않도록 창문이나 커튼을 이용해서 조절해준다. 수변경관을 보고 싶을 때는 창문을 크게 열더라도 평상시에는 물이 조금만 보이도록 해놓으면 좋다. 자연적으로 보이는 물이든, 인공적으로 조성한 연못이든, 실내의 수족관이든 물은 항상 맑고 깨끗해야 한다. 물이 오염되면 땅의 생기도 오염되고 집안의 기운이 탁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곳에서는 건강하게 살 수 없다. 그러므로 물이 항상 순환하여 생기를 잃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산에 비해 물이 너무 커 보이는 곳은 경관은 좋을 수 있으나 음양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창문이나 커튼으로 가려서 물이 작게 보이도록 비보할 필요가 있다. 단 주변 산세가 큰 곳은 무관하다.


이는 국토 관리에서도 마찬가지다. 본래 강물은 산세와 조화를 이루며 굽이쳐 흘러 곳곳에 살기 좋은 터전을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아래 강폭을 넓히고 보를 쌓아 물길을 막았다. 산수의 조화가 깨졌음은 물론 물의 흐름이 막혀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물은 고이면 섞는 법이다. 올 여름 유난히 심했던 4대강에서 녹조발생 원인을 놓고 정부와 환경단체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으로 만든 보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정부는 폭염과 가뭄 때문이라며 기후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늘을 탓하는 정부의 궁색한 변명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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