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역린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5. 9. 16. 19:47

본문

 

미자하라는 미소년이 위나라 왕의 총애를 받고 있었다.

 

위나라의 법률로는 왕의 수레를 탄 자는 다리를 자르는 형벌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런데 얼마 뒤 어느 날 밤,

어머니가 급한 병이 들었다는 연락을 받은 미자하는 왕의 명령이라고 속여 왕의 수레를 사용했다.

그 말을 들은 위나라 왕은 죄를 묻기는 커녕 도리어 칭찬하는 것이엇다.

"과연 효자로구나. 어머니를 생각하는 나머지 다리를 잘린다는 형벌도 잊다니."

 

또 어느 날, 그가 위나라 왕을 따라 과수원에 산책하러 간 적이 있었다.

복숭아를 먹을 때 몹시 맛이 있어, 미자하가 반을 남겨 왕에게 권했다.

그러자 왕은 말했다.

"제가 먹을 것도 잊으면서까지 나를 주다니."

 

그러나 마침내 미자하의 아름다움이 시들자 위나라 왕의 총애는 멀어졌다.

 

그리고 위나라의 왕은 미자하가 전에 한 일에 화를 내었다.

"이놈은 거짓말을 하고 내 수레를 이용한 적이 있었다.

또 먹다 만 복숭아를 먹인 적이 있었다."

 

미자하는 전번에는 칭찬을 받았으나 나중에는 죄를 받은 것은

위나라 왕의 애정이 미움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즉, 상대방이 애정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좋은 말을 하면

곧 마음에 들어하고, 점점 더 가까이 하게 된다.

그런데 처음부터 미움을 받으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점점 더 멀리 배척을 당할 뿐이다.

 

그러므로 의견을 말하거나 간언하려면,

상대방에게 자기가 상대에게 어떻게 생각되고 있는가를 안 다음에 해야 한다.

 

용은 길들이면 사람이 탈 수 있을 정도로 순하다.

그런데 목줄기 밑에 직경 한 자나 되는 비늘이 거꾸로 나 있어서,

이것을 건드리면 당장 물려 죽게 된다.

군주에게는 이 거꾸로 난 비늘이 있다.

여기에 거스르지 않도록 건의할 수 있다면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 한권으로 읽는 사기열전(사마천지음) / 박성연엮음 -

'글모음(writings) > 토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도지죄(餘桃之罪)  (0) 2016.01.24
석굴암의 돌계단과 부처님  (0) 2015.10.06
자기 주장을 삼가지 않으면...  (0) 2015.09.16
"한 번만 읽어주세요."  (0) 2015.08.29
행복지수 4,750 원  (0) 2015.08.2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