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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지죄(餘桃之罪)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6. 1. 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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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 위나라 때

왕의 총애를 받는 미자하란 미동(美童)이 있었느니라.


어느 날 그 어미가 병이 났고,

연락을 받은 미자하는 하도 급한 마음에

무작정 임금의 수레를 타고 집으로 달려갔단다.

임금의 수레를 허락도 없이 탔으니,

큰 벌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임금은 오리려 지극한 효심을 칭찬했지.


또 한 번은 미자하가 과수원을 지나다가

복숭아 한 개를 따 먹어보니

어찌나 달고 맛있던지

그 복숭아를 왕에게 바쳤단다.

그때 임금은 미자하의 성정을 칭찬하며

제가 먹을 것을 다 먹지 않고 바쳣다고 감격해 했지.


세월이 물과 같이 흘러서

그렇게 아름답고 눈부시던 미자하의 자태는

점점 허물어졌고,

그만큼 임금의 총애도 점점 흐려져 갔단다.

그러다가 급기야 임금은 미자하를 처형까지 시켰단다.


지난날 미자하의 허물을 기억해내고서 말이야.

'미자하 놈은 과거 과인의 수레를 몰래 탔을 뿐 아니라

제가 먹다 남은 복숭아를 과인에게 먹이는

불경스러운 짓을 했도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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