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천정배 觀相
인간은 동물을 보면서 이치를 발견하고 영감을 얻는다. 다윈은 '진화론'을 정립했고,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을 썼다. DJ는 정치가 지닌 천변만화의 꿈틀거림을 '생물'에 비유했다. '이성적 동물'인 인간도 '이성'이라는 수식어를 빼고 나면 결국 '동물'로 환원되는 것 아닌가.
동양의 숙명가(宿命家)들은 하필 12마리 동물을 내세워 인간의 운명과 특성을 분류했다. 12개의 띠가 그렇고, 1년 12개월, 하루 12시간도 12지(支)라고 하는 동물로 환원시켜 표현했다. 12지에서 제일 첫 번째 등장하는 동물이 바로 쥐(子)다. 크기도 작고, 볼품없고, 혐오스러운 동물을 왜 맨 앞에다 배치했을까? 야구의 1번 타자가 쥐다. 쥐는 시작을 알리기 때문이다. 자시(子時)는 전날이 가고 새날이 오는 시간을 상징한다. 깜깜한 한밤중 시간에 사실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기미는 대낮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한밤중에 이뤄진다는 이치를 암시하고 있다. 다른 동물은 잠을 자는 자시에 쥐는 깨어 있기 때문에 그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는 것이다. 구시대가 가고 새시대가 오는 패러다임 변화 기미를 알아채는 쥐의 능력은 눈에서 나온다. 쥐의 정기는 눈에 있다. '쥐눈이 콩'도 있지 않던가. 남자 관상에서도 50%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눈이다. 남자는 눈이 어떻게 생겼는가에 따라 총기와 집중력이 좌우된다.
광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천정배를 생각해 보니 12지의 쥐가 떠오른다. 천정배의 눈을 보니 그렇다. 학교 다닐 때 수석도 많이 했다. 체구도 그렇게 큰 편이 아니다. 그리고 부지런하다. JP의 복심(腹心)이자 꾀주머니라는 별명으로 알려졌던 김용환 전 재무장관도 이 과(科)에 속한다. 김용환의 눈과 천정배의 눈.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천정배는 2002년 대선에서 호남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노무현 지지를 선언했다. 변화의 기미를 가장 먼저 감지한 것이다. 이번에도 호남 민심의 변화를 가장 먼저 읽고 행동에 나선 셈이다. 쥐는 떼로 뭉쳐 다녀야 파워가 생긴다. 천정배가 과연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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