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달팽이가 버찌를 먹으려고
얼어붙은 벚나무 줄기를 한없이 느리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줄기의 틈바구니에 웅크리고 있던 딱정벌레가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습니다.
"이 바보야, 그렇게 기를 쓰고 올라가봤자 아직 버찌는 없어, 알기나 해?"
그러자 달팽이는 태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괜찮아, 내가 저 위에 닿을 때쯤엔 열려있을 거야.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는 걸."
- 박상우의 <인생을 충전하는 99가지 이야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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