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불러주는 일
전남 화순
죽수서원 가는 길에
파란 꽃무리가 밭둑에 아른 거렸습니다.
하마비 앞에서 차를 내렸을 때
제일 먼저 나를 무릎 꿇게 한 그 꽃은
개불알풀꽃이었습니다.
꽃 이름을 묻는 친구에게
입에 담기 민망한 이름 때문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른 이름을 일러주었더니
친구는 꽃을 향해
'봄까치꽃!' 하고 꽃이름을 불렀습니다.
봄볕 쬐던 녀석들도
제 이름 불러주어 신이 났는지
환호하듯
하늘빛 꽃송이를 마구 흔들어댑니다.
사랑은
이름 불러 주는 일입니다.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는 당신에게로 와서 꽃이 될 것입니다.
글.사진 - 백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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