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따르겠습니다 - 금낭화
세상에 피는 꽃들은
저마다 그리움을 품고 피어납니다.
옛 여인들이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비단 주머니를 닮아서
이름 붙여진 '금낭화'의 우리 말 이름은
'며느리 주머니'입니다.
하트 모양의 어여쁜 분홍꽃들이
휘어진 줄기를 따라 대롱대롱 매달려 피어 있는 모습은
선생님 따라 소풍 가는 유치원 꼬마들처럼
사랑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고향집의 꽃밭에서
연둣빛 새 순이 돋는 봄숲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우리 꽃 금낭화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랍니다.
천지간이 꽃빛으로 가득 차서
세상이 온통 눈 부신 봄날,
그대 내게 꽃구경 가자 하시면
나도 수줍은 금낭화처럼 말없이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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