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의 대화
한 사두가 여인숙 뒷골목에 앉아서 더듬거리는 영어로
지나가는 외국인 여행자에게마다 말을 걸고 있었다.
그러는 모습이 약간 우스꽝스러워, 내가 비난하듯 말했다.
"당신은 수행자이면서 왜 그렇게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안달인가?'
그러자 그가 정색을 하며 반문했다.
"내가 언제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했단 말인가?
너에겐 그들이 외국인으로 보이는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모두가 신이다.
난 외국인이 아니라 신들과 대화를 나눈 것이다."
- 지구별 여행자 / 류시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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