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길
남인도 체나이에서의 일이다.
디왈리 축제(신년에 해당하는 축제)를 구경하며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고 말았다.
지도를 봐도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도중에 만난 한 사두에게 길을 잃었다고 하자,
그는 충고하듯 말했다.
"넌 길을 잃었다고 주장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 모두는 신의 계획에 따라 정확히 어딘가로 가고 있는 중이다.
네가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넌 분명히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 그는 재차 강조했다.
"신은 지름길로 가게 하려고 우리로 하여금 길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내가 찾던 여인숙은 바로 다음 골목에 있었다.
- 지구별 여행자 / 류시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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