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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걷는다마는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3. 10. 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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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도 왔다 조항산 정수리에서 돌아보니

내가 오르내린 산들 너무 많아 슬프다

걸어온 길 다 무엇인가 느리게 간 한나절

또는 짧게 가버린 시간들 다 무엇인가

가야 할 먼 산 먼 길 바라보니

너무 많아 슬프기는 매한가지

눈시울부터 힘이 돋아 발걸음을 재촉한다

내 발길이 가다가다 머무는 곳은

새로운 것들이 나를 찾아와 펼쳐 보이는 세상

그때마다 눈부셔 나를 놀라게 하는 세상

아직 나타나지 않은 풍경을 찾아서

슬픔을 따라가는 내 발걸음이 이리 가볍구나

새로운 길이 나도 모르게 나를 지나쳐서

내 과거 속으로 멀리 달아나는 것을 본다

 

 

- 이성부 '오늘도 걷는다마는' 全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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