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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3. 10. 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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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 큰 을 가린다

 

                        -  이 성 부 -

 

 

 

 

작은 이 큰 을 가리는 것은

살아갈수록 내가 작아져서

내 눈도 작은 것으로만 꽉 차기 때문이다

 

 

먼데서 보면 크고 높은 줄기의 일렁임이

나를 부르는 은근한 손짓으로 보이더니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봉우리에 제 모습을 감춘다

 

 

오르고 또 올라서 정수리에 서는데

아니다 저어기 저 더 높은 하나 버티고 있다

이렇게 오르는 길 몇번이나 속았는지

작은 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나를 가두고

그때마다 나는 옥죄어 눈 바로 뜨지 못한다

 

 

사람도 속에서는 미물이나 다름없으므로

또 한번 작은 이 백화 가리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이것도 하나의 질서라는 것을 알았다

 

 

은 이것을 일곱살 때 보았다는데

나는 수십년 땀 흘려 으로 돌아다니면서

예순 넘어서야 깨닫는 이 놀라움이라니

 

 

몇번이나 더 생은 이렇게 가야하고

몇번이나 더 작아져버린 나는 험한 날등 넘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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