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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때 마시면 더 좋은, 겨울과 어울리는 막걸리 3

라이프(life)/술

by 굴재사람 2013. 1. 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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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때 마시면 더 좋은, 겨울과 어울리는 막걸리 3

 

 

연말이 다가오면서 부쩍 주류에 대한 소비가 늘었다고 한다. 연말모임이 많아지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보통은 막걸리보다 소주 및 맥주로 모임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막걸리는 여름의 계절성 음료라는 이미지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막걸리는 봄, 여름, 그리고 추수시즌인 가을까지가 제철일까? 정답은 ‘No’이다.

막걸리가 가장 싱싱한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시기가 바로 겨울이다. 그 이유는 외부 온도가 낮은 관계로 저온숙성발효가 가능하며 생 막걸리 특성상 상온에 놓이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데, 바로 겨울이 상온에 가장 적게 노출되어도 괜찮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명주는 겨울에 빚어진다고 했으며, 가까운 일본 내 사케 제조의 경우 겨울에만 한정을 짓는 경우도 있다.

막걸리가 겨울에도 잘 어울린다는 것은 무릇 기온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막걸리의 원료인 쌀. 봄, 여름을 지나 가을에 추수되는 쌀은 겨울을 나는 보리, 밀과 다른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체력소모가 많은 겨울에는 따뜻한 성질의 쌀 막걸리가 가장 잘 맞는 주류라고 볼 수 있다. 오늘은 겨울이 가장 잘 어울리는 막걸리 이야기다.

하얀 연꽃 백련 막걸리 ‘SNOW’

1. 하얀 연꽃 백련 막걸리 ‘SNOW’
이름 자체만으로도 겨울과 잘 어울리는 막걸리이다. 막걸리 이름에 붙여진 ‘SNOW’란 말과 함께 하얀연꽃이라는 이름 자체도 겨울의 눈과 잘 어울린다. 이 막걸리의 프리미엄 살균 버전은 2012년 우리술 품평회 살균탁주 부분 전국 대상을 차지하기도 하였다. 원료는 충남당진의 해나루쌀과 일반미가 들어가며, 백련잎의 명인이 직접 재배한 연잎이 들어가기도 한다. 알코올 도수는 6%대로 강남 및 홍대 등의 막걸리 바에서 판매되고 있다.

남양주 십칠주 막걸리(출처=http://blog.naver.com/wolfin)

2. 남양주 십칠주 막걸리
경기도 남양주 봇뜰에서 나오는 17도의 고도수 무첨가 막걸리이다. 전통누룩으로 빚어졌으며, 수개월의 숙성으로 이루어진 프리미엄 막걸리이다. 이 막걸리가 겨울에 잘 어울리는 이유는 마니어들 사이에서 데워 마시는 막걸리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저도수의 막걸리는 데우면 산미가 투박하게 나오는 데 비해, 봇뜰의 십칠주는 은은하게 나오는 산미와 더불어 발효주가 주는 곡물의 향까지 더욱 꽃피운다고 한다.

전주 모주 막걸리

3. 전주 모주 막걸리
데워 마시는 막걸리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 모주다. 1.5%의 저도수인 이 막걸리는 조선 중기 선조의 어머니인 인목대비가 제주도에 귀양갔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만들어서 나눠줬다 하여 모주(母酒)라고 불리고 있다. 도수가 낮은 것은 한번 끓여서 알코올을 공기 중으로 보냈기 때문. 끓는 점이 78도로 물보다 낮은 알코올은 끓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영양만 남는데, 여기게 건강을 생각하여, 여러 약재를 같이 한약재 및 계피를 추가한 것이다. 정말로 겨울을 나기 위해서 만들어진 막걸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연말이란 시기에 맞춰 여러 곳에서 많은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음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데, 세상에 그 어떠한 것도 과한 것은 모자람보다 못한다고 한다. 이번 연말에는 겨울과 잘 어울리는 막걸리를 찾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우리 막걸리로 소중한 지인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주류문화 컬럼니스트/명욱 <mw@juro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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