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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토피아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3. 1. 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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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토피아

 

 

두 사람의 남녀가 있었는데, 그들은 서로 남자라던지 여자라고 하는 생각이 없이

그냥 즐겁고 천진스럽게 동산을 뛰어놀면서 하루하루를 살았다고 한다.

그들은 모두 한가지의 근원에서 태어난 각기 다른 성분이었지만 그러한 것을 분별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배고프면 과일을 따먹고 목이 마르면 흐르는 물을 마시고는

다시 신나게 놀기만 하면 되었다. 그야말로 낙원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시절은 음양이 구분되기 이전의 혼돈의 시절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언제나 마음을 먹으면 그대로 이뤄지고 가고자 생각하면 그대로 도달하는

자유로움이 존재하는 시절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이 두 남녀는 보고 듣는 것이 확장됨에 따라서 분별심이 발생했다.

즉 음식을 먹는데에도 더 맛이 있는 것과 덜 맛이 있는 것을 구분하게 되고,

그래서 결국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이라는 구분이 생기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한 것을 결정적으로 일러준 것은 한 마리의 여우였다.

이 여우는 두 사람이 노는 것을 보면서 말했다.

 

“여보시게, 저쪽으로 가면 아주 맛있는 사과가 있는데,

그 사과를 먹어보라구 얼마나 맛이 있는지 몰라.”

 

그래서 두 사람은 함께 그 사과를 먹으면서 여우의 이야기를 들었다.

여우는 맛이 있는 것을 얻는 방법과 맛이 없는 것을 가려내는 요령도 일러주었는데,

그러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에 두 사람은 매우 강한 호기심이 발동해서

그렇게 구분을 해보았고, 또 재미가 있었다.

재미가 있자, 스스로 그렇게 재미있는 일꺼리를 찾아다니게 되었는데,

그 일꺼리 중에서는 서로의 몸의 구조가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몸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것도 역시 여우를 통해서 배우게 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무엇인가? 여기에서 알음알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분별심을 일으킨다는 것이고 분별심은 다시 말하면 음양(陰陽)이라는 구별을 하게 된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이것은 석가모니가 말하는 원래의 맑은 불성이 세월을 거치면서 분별심에 의해서 선악이 생겨나고

그로 인해서 취사(取捨)심이 발생하였으니 그 후로는 사람들이 윤회의 사슬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과도 서로 통한다고 보겠다.

 

그렇게 분별을 하고 나서는 서로는 서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두 사람은 더욱 사랑을 하게 되었는데, 이미 좋다는 것과 나쁘다는 것의 개념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 후로는 모든 것을 이러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려고 했다.

그래서 여우가 일러준대로 하다 보니까 자식도 생기게 되고, 사냥도 더욱 많이 해야 했으며

그 결과로 대단히 많은 기준을 세우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에 따라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언제 밤이 되고, 언제 눈이 오는지도 표시를 해 두었다가 활용을 했다.

소위 말하는 세상의 이치에 대해서 인식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법이라는 것을 만들게 되었고,

그 기준에 따라서 크게 다섯가지의 기준을 세웠던 것이다.

그 다섯가지는 바로 음양이 오행으로 분화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이와 같이 원래의 낙원이라는 것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서 주변에 흐르는 사물에다가 눈을 맞춰놓고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니, 자신의 본성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할 겨를도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나은 것 중에서도 좀더 나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나쁜 것 중에서도 좀더 나쁜 것을 인식하게 됨으로써

다섯가지의 기준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오행이라고 하는 것이고, 불교로 따진다면 오온(五蘊)이라고 하는 것이다.

오온이란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을 말하는데, 눈으로 봐서 사물을 받아들이고,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고서는 그 자료는 머릿속에 저장이 되는 것을 말한다.

 

 

- 음양오행 / 낭월 박주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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