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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버러(Marlboro)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2. 10. 2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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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버러(Marlboro)

 

 

1800년대 말 미국,

한 가난한 명문대 고학생이 그 지방 유지의 딸과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여자의 집안에선 둘 사이를 무척 반대하여,

둘을 갈라놓기 위해 여자를 멀리 친척집으로 보내버렸다.

남자는 그녀를 찾기 위해 며칠을 헤매고 다녔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그는 무작정 그녀의 집 앞으로 갔다.

그런데 마침 그날 그녀가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고,

두 사람은 집 앞에서 극적으로 해후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나 내일 결혼해."

잠시 동안 침묵이 흐르고 남자는 입을 열었다.

"담배 피우는 동안만 내 곁에 있어줘."

여자는 고개만 끄덕였고 남자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 당시 담배는 지금처럼 필터 있는 담배가 아니었다.

종이에 말아 피우는 잎담배로,

몇 모금 빨면 금세 다 타들어가는 그런 것이었다.

짧은 시간이 흐르고 여자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둘은 그렇게 끝났다.

남자는 여자와의 마지막 시간을 좀 더 오래 갖고 싶었지만,

담배가 금세 타들어간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그는 곧바로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세계 최초로 필터 있는 담배를 만들었다.

그리고 보란 듯이 백만장자가 되었다.

세월이 흘러 남자는 그녀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남편은 죽고 혼자 병든 몸으로 빈민가에서 외로이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남자는 수소문 끝에 그녀를 찾아갔다. 그리고 말했다.

"난 아직도 당신을 사랑해. 나와 결혼해주겠어?"

여자는 망설이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자는 다음 날 다시 오겠다고 말한 뒤 돌아갔다.

하지만 남자가 다시 찾아갔을 때는

이미 목을 매단 채 싸늘하게 식은 그녀의 시신만 있을 뿐이었다.

그 후 남자가 만든 담배 이름이 바로 '말버러(Marlboro)'였다.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

(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한다)'

하는 말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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