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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앓는 계절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1. 11. 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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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앓는 계절


산 너머 그리움 있는지
먼 산 바라보다가
키다리아저씨가 되어버린 억새.
햇살의 구애를 뿌리치지 못하고
씽긋, 웃어버린 석류.
귀밑머리 희끗한 세월에도,
첫 키스의 희열이 남아있는 입술로
단감 한 입 베여 문 저 여인마저도
가을빛을 닮아 가는데
어쩌란 말이냐, 이 흔들리는 마음을.

먹잇감을 노리는 표범처럼
오동잎에 살포시 내려 앉아
발톱을 세운 가을에게, 마음 들키지 않으려고
초연한 표정 뒤에 감추어 보지만
아 ! 가을은 절제된 정열.
그저, 마음으로 앓는 계절이어라.

- 미오새님, '마음으로 앓는 계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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