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진 경 옥 -
뒤를 남기면서
날마다 앞으로 걸어 나갔다
가다가 잠깐 뒤돌아보았을 때
지상은 눈이 내리고
눈에 묻혀 지나온 길이
하얗게 지워지고 있었다
닳아 오르던 열정의 한때
목쉰 울음을 눌러
아무도 모르게 삼키던 좌절이
일순 그 길가에서 손을 흔들다가
마른 잎으로 흩어졌다
멀고도 찬 저 별이
이마 위에서 물소리를 내는 동안
자양이 되지 못한 몇 개의 슬픔들이
오늘은 어디쯤서 길을 잃었는지
갈 길이 보일 듯
보일 듯하다 흐려놓는 눈발이
걷히지 않고 여태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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