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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0. 5. 2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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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 오세영 (1942 ~ ) -



흐르는 물도 때로는

스스로 깨지기를 바란다.

까마득한 낭떠러지 끝에서

처연하게

자신을 던지는 그 절망,

사람들은 거기서 무지개를 보지만

내가 만드는 것은 정작

바닥 모를 수심(水深)이다.

굽이치는 소(沼)처럼

깨지지 않고서는

마음 또한 깊어질 수 없다.

봄날

진달래, 산벚꽃의 소매를 뿌리치고

끝 모를 나락으로

의연하게 뛰어내리는 저

폭포의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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