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
- 도 종 환 -
어린 나무에서 큰 나무로 자라는 동안
무수한 잔가지를 낼지언정
줄기는 곧게 하나만 뻗어 세우는
낙엽송 같은 나무도 있다
그러나 모든 나무가 그렇게 하나의 곧은
줄기로만 자라지 않는다
설한풍에도 푸른 잎을 간직하며 사는 소나무
야무진 열매 몸 가득 달고 사는 참나무
단단하기로는 따라갈 수 없는 박달나무도
어느정도 자라면 큰 가지가 갈라진다
햇살이 오는 방향 때문에도 갈라지고
바람을 이기려는 안간힘 때문에도 갈라진다
그러나 사람들처럼 갈라지기만 하면
원수가 되진 않는다
해 뜨는 쪽이냐 해 지는 쪽이냐
그런 이유로 갈라서서 서로 해치지 않는다
다만 순리를 따를 뿐 미워하지 않는다
가지가 나뉘는 만큼 뿌리를 깊고 넓게 내리며
서로가 한뿌리에서 시작되었음을 잊지 않는다
사람 곁에 서 있는 많은 나무
우정 (0) | 2010.05.23 |
---|---|
바지락 줍는 사람들 (0) | 2010.05.22 |
산 (0) | 2010.05.18 |
사모곡 (0) | 2010.05.17 |
나는 네 눈동자 속에서 살고 싶어 - 진정한 술꾼 시인 박정만 (0) | 2010.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