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히말라야 고봉 마칼루(8463m). 이 산의 이름은 검은 신 '마하카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산악인들이'검은 귀신'이라 부르며 두려워하는 산의 하나로 알려진 곳입니다. 1982년 5월, 당시 28세였던 허영호는 두명의 셀파와 함께 장장 9시간 30분의 사투를 펼친 끝에 마칼루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마칼루 정복에 힘입어 다음해에는 마나슬루(8163m)에 도전을 했습니다. 마나슬루는 1970년대에 김정섭 형제가 세 차례나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등반 중에 일곱 명이나 사망해 한국에서는' 죽음의 산'이라고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허영호는 이 산을 무산소 단독 등정으로 도전을 해 보란 듯이 성공을 했고 악명 높은 고봉들을 연속으로 정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실패는 있었습니다.1985년 로체샤를를 등정할 때 였습니다. 안간힘을 다해 오르고 또 올라 마지막 고비만을 남겨 놓고 있을 때 그는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정상까지 오를 자신은 있었지만 내려갈 체력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등반이 정상에 오른 순간 끝난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그러나 산의 정상은 목표의 절반에 위치한 반환점에 불과할 뿐이다.'
허영호는 이런 생각으로 자신을 채근하면서 하산을 했습니다. 그 순간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기대와 정복의 갈망을 버리기란 무척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결단 덕분에 다음번 등정에서 성공할 수있었고, 1995년 12월 7일 드디어 남극대륙의 최고봉 빈슨매시프 정상에 올라 3극점과 7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정복한 인류 최초의 탐험가라는 금자탑을 쌓게 되었습니다.
'산의 정상은 목표의 절반에 위치한 반환점에 불과하다.'는 그의 말을 음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