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庚寅年 國運
우리나라 근세사를 훑어보면 경(庚)자 들어가는 해에 국가적인 중대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조선이 일본에 강제로 병합당한 1910년도 하필 경술(庚戌)년이다. 한반도 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목숨이 죽은 6·25 전쟁도 경인(庚寅)년이고, 부마사태와 5·18의 참극이 발생한 1980년도 경신(庚申)년이다.
왜 경(庚)인가? 경(庚)은 천간(天干) 10개 중에서 가장 기운이 강하다. 도끼와 같은 기세가 있다. 단단한 쇠(金)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계절적으로는 가을의 서리에 비유된다. 하얀 서리가 내리면 모든 나뭇잎은 시들어 버린다. 그래서 팔자에 경(庚)이 많이 들어간 사람은 과묵하면서 결단력이 강하고, 시시비비를 대강 넘어가지 않고 확실하게 구분 짓고자 하는 기질이 강하다.
갱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배우 로버트 드니로 같은 과묵하고 야무진 캐릭터가 바로 경금(庚金)의 이미지이다. 그런가 하면 80년대에 '철의 여인'으로 유명했던 영국의 대처 총리도 그녀가 태어난 날을 만세력으로 환산해 보니까 경오(庚午) 일이었다. 이른바 '백말' 일에 태어났던 것이다. 경(庚)은 색깔로는 흰색이다. 경오(庚午)는 말 가운데서도 가장 세다는 말인 '백말'에 해당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주도 보면 천간에 경(庚)금 1개와 신(辛)금 2개가 있어서 합치면 금(金)이 3개나 된다. 보통 사람보다 훨씬 금(金)기가 많은 팔자이다. 이렇게 되면 사무라이 같은 돌격성이 나타난다.
그런데 올해가 경인년이다. 아날로그로 환산하면 흰 호랑이, 즉 백호(白虎)이다. 흑호(黑虎)나 황호(黃虎)보다도 훨씬 무서운 호랑이가 백호이다. '백말'보다도 백호가 더 무섭다. 동아시아 전통 문화권에서 백호는 살기가 제일 강한 동물이므로 군신(軍神)으로 숭상해왔다. 경(庚)의 금(金) 기운에다가, 백호의 센 기운이 겹쳐진 해가 바로 올해이므로, 이런 해는 아주 조심해서 넘어가야 한다. 강호의 수많은 전략가들도 이번 백령도 초계함 침몰사건을 분석하고 있고 미국 국방부도 동향을 주시하겠지만, 필자는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심정으로 보고 있다. 더 이상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올해 경인년을 순탄하게 넘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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