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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눈, 코, 입으로 ‘3번’ 마신다

라이프(life)/술

by 굴재사람 2010. 1. 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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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눈, 코, 입으로 ‘3번’ 마신다

쌀 정미율·물 종류·발효 과정 따라 맛 천차만별

쌀과 물로 빚는 사케는 와인처럼 라벨에 표기된 맛과 향의 정보를 살펴보면서 취향과 먹는 음식에 맞춰 골라 마신다. 김연수기자
일본의 쌀술인 사케가 국내에서 와인에 이어 술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 있다. 설을 앞두고 선물용으로 사케 세트가 선보이고 있는가 하면, 호텔 일식당이나 유명 사케바에는 손님들에게 사케를 추천하는 전문가인 사케 소믈리에도 등장했다.

도수 15~17도 정도의 사케는 소주에 익숙한 우리 입맛에 잘 맞는 데다 쌀로 빚은 발효주라는 점에서 웰빙시대의 개운한 술로 인기가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에는 약 2000개의 사케브랜드가 약 2만종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원료인 쌀과 물 및 발효과정에 따라 단맛, 쓴맛, 매운맛, 떫은맛 등의 맛과 향이 다양하고 차가운 생선회, 야채샐러드부터 따끈한 어묵, 꼬치구이 및 조림 등 각종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는 점도 애주가들이 지목하는 사케의 매력이다.

사케도 와인처럼 눈으로 술의 색깔을 즐기며 코로 향을 맡은 후 입속에서 혀를 굴려 맛과 향을 느끼는 술이다. 일본서 사케 열풍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와인열풍에 이어 1990년대 중후반 들어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중반 들어 대학가와 젊은 직장인층을 파고들면서 최근 급신장세를 타고 있다. 사케바에 가보면 서너명의 여성들이 모여앉아 몇가지 안주와 함께 사케를 즐기는 모습도 요즘 쉽게 볼 수 있다.

사케는 쌀눈을 깎는 정도, 즉 정미율에 따라 등급이 결정된다. 정미율은 쌀의 겉을 깎아내고 남은 비율을 뜻한다. 정미율이 낮을수록 쌀을 많이 깎아낸 고가의 상등급이다. 사케의 향을 좌우하는 것이 쌀알 중심의 전분인데 거죽의 단백질이 향을 저해하기 때문에 섬세한 맛과 향을 위해 거죽을 깎아내는 것. 쌀을 50%이상 깎아낸 정미율 50%이하의 다이긴조(大吟釀酒)는 최고급 사케로 맛과 향이 부드럽고 우아하다. 다음 등급의 긴조(吟釀酒)는 쌀을 40%이상 깎은 정미율 60% 정도이며, 혼조조(本釀造酒)는 쌀을 30% 이하 깎아낸 정미율 70% 이상의 사케다.

알코올을 더하지 않고 쌀과 물 누룩으로만 만든 술에는 준마이(純味)라는 용어가 더해진다. 정미율 50%의 순쌀주라면 준마이다이긴조, 정미율 60%의 순쌀주는 준마이긴조다. 알코올이 첨가된 사케는 다이긴조, 긴조, 혼조조로 부른다. 알코올 외에 당류 산미료 등 첨가물을 더해 맛을 낸 사케는 보통주라는 뜻인 후쓰슈(普通酒)다. 브랜드와 종류에 따라 가격차는 있지만 고급 사케는 국내 시판가격이 15만~30만원선이다.

사케양조용 쌀은 밥 짓는 쌀과는 품종이 다르다. 50~70%이상 쌀을 깎아내려면 쌀알이 굵고 잘 부서지지 않으며 단백질 함양이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케용 쌀의 산지는 대부분 산간 고지대이며, 수확량이 적고 재배가 까다롭기 때문에 비싼 쌀로 만든 사케는 당연히 가격이 비싸진다. 사케용 최적의 쌀로는 효고(兵庫)현의 야마다니키시, 니가타(新潟)현의 고햐쿠만고쿠, 나가노(長野)현의 비잔니시키, 야마가타(山形)현의 데와산산 등이 있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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