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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석(川石)'론(論)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09. 12. 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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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천석(川石)'론(論)

 

 

옛날 사람들은 바위를 '산지골(山之骨)'이라고 생각했다. 인체에도 뼈가 있듯이, 산에도 뼈가 있고, 이 뼈가 바로 암석(巖石)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골산(骨山)이나 골기(骨氣)라고 하는 표현도 모두 암석에서 왔다. 그러므로 바위는 산을 대표한다. 바위를 보는 것은 산을 보는 셈이다. 중국의 유명한 정원에 가 보면 반드시 돌을 갖다 놓는다. 정원을 꾸미는 데 반드시 들어가야 할 요소가 돌이다.

중국인들이 돌을 이처럼 중시한 이유는 돌이 산을 상징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정원에 세워진 커다란 괴석(怪石)들을 보면서, 자신이 평지가 아닌 험준한 고산준령에 있다고 상상했다. 바위를 보면서 따분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이러한 괴석들은 그 자체로 기운을 지니고 있다. 바위 속에 광물질이 함유되어 있어서 지자기(地磁氣)가 흐른다. 이러한 지자기는 인체에 미세한 영향을 미친다.

고대인들은 커다란 바위를 살아 있는 생명으로 여겼고, 영험(靈驗)한 대상으로 간주했다. 돌을 좋아하다 보면 수석(壽石) 취미를 갖게 된다. 수석은 취미 가운데 가장 마지막 단계의 취미로 여겼다. 바위는 변하지 않고, 배신을 하지 않는다. 암석은 인간의 궁극적 욕망인 '불멸(不滅)'과 '자유(自由)'를 상징하였다.

예천군 용문면의 초간정(草澗亭)은 이러한 동양 식자층의 애석전통(愛石傳統)을 잘 보여주는 정자이다. 특히 그 바위가 강이나 냇물 속에 있는 천석(川石)이면 품격이 더 올라간다. 돌의 강함과 물의 부드러움이 절묘한 배합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인생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청도군 각북면에 있는 찻집인 다강산방(茶康山房) 앞의 천석들도 대단하다. 비슬산(琵瑟山) 대동골의 끝자락인 이곳은 천석의 전형을 감상할 수 있다. 계곡의 돌들이 용의 이빨 같기도 하고, 사나운 백상어의 이빨을 연상시킨다. 이 천석들은 사람을 전율시키는 야성을 뿜어낸다. 주인 말에 의하면 비가 올 때는 까맣게 보이고, 평상시에는 오래된 기왓장 색깔을 낸다고 한다. 외국만 다닐 일이 아니다. 안목이 열리면 국내에도 볼 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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