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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고(考)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09. 11. 2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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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금강산'고(考)

 

 

 

금강산(金剛山)은 이름이 네 가지나 된다. 이름이 네 가지나 있는 산은 금강산 말고는 드물다. 이름이 많다는 것은 각 문파(門派)에서 욕심을 냈다는 증거이다. 각 문파마다 이름을 붙였다.

 

먼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강산'이라는 이름이다. 이는 불가에서 부여한 명칭이다. 불교에는 '금강경(金剛經)'이 있다. '금강'은 단단하고 예리함을 뜻한다. 물렁하고 둔탁하면 번뇌를 끊지 못한다. 무엇이 단단하고 예리하단 말인가? 바로 지혜이다. 인생의 근심과 고민은 지혜가 아니면 끊지 못한다. 그 지혜의 작용을 금강석(金剛石)에 비유한 것이다. 금강산은 번뇌를 끊는 지혜의 산이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산 자체가 단단하고 예리하게 생겼지 않은가?

 

불교가 탄압받았던 조선조에서는 반체제 승려들의 비밀결사 조직인 '당취(黨聚)'의 본부가 금강산에 있었다. 소설 '장길산'에도 등장하는 운부대사를 비롯한 여러 당취들의 거점이었던 것이다. 민초들을 착취한 악질 관리를 잡아다가 '금강산 참회'를 시키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구전에 의하면 속리산파, 지리산파, 계룡산파에 비해서 금강산파(金剛山派)는 차력(借力)과 축지(縮地)와 같은 무공(武功)에 강했다고 전해진다.

 

도가에서는 이 산을 봉래산(蓬萊山)이라고 불렀다. 도가에서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세 군데의 신성한 산이 삼신산(三神山) 아닌가!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이 그것이다. 체제와 속박을 싫어했던 도가 사람들은 봉래산을 유토피아로 생각하였다. 바위가 많은 데서 나오는 약초가 몸에는 가장 좋다. 불로장생을 추구했던 도가의 연단술사(煉丹術士)들이 좋아했던 산이다.

 

강호 유람을 즐겼던 산수파(山水派)에서는 이 산을 풍악산(楓嶽山)이라고 불렀다. 가을 단풍이 들면 가장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이다. 진경산수로 유명한 겸재 정선을 비롯하여, 조선 후기의 수많은 문인화가들이 최고로 꼽았던 이 산은 사계절 중에서 단풍이 드는 가을 풍광이 압권이었다.

 

'명당 찾아 3만 리'를 했던 풍수가(風水家)들은 이 산을 개골산(皆骨山)이라고 불렀다. 산 전체가 바위(骨)로 되어 있는 탓이다. 중국의 황산(黃山)과 쌍벽을 이루는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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