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재색명리(財色名利)
인간의 욕망을 인수분해(因數分解)하여 보면 ‘재색명리(財色名利)’가 된다.
돈과 섹스 그리고 명예욕이다.
상대적으로 우파는 재물에 많이 몰두하는 경향이 있고, 좌파는 명리에 많이 집착한다.
섹스는 양쪽 다 걸린다.
눈여겨볼 부분은 ‘재색명리’ 가운데 ‘재’가 제일 앞선다는 점이다.
옛날 어른들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기 때문에 인간의 욕망을 나열하면서
재물을 가장 앞에다가 세웠던 것이다.
‘부귀영화(富貴榮華)’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부(富)가 제일 먼저이고, 그 다음에 귀(貴)이다.
이는 귀함보다도 부유함을 더 근원적인 욕망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의 무의식을 연구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색욕(色慾·libido)을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이라고 주장하였지만,
한자문화권에서는 재물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인간의 팔자(八字)를 다루는 명리학(命理學)에서는 좋은 팔자의 기준을
재(財), 관(官), 인(印) 세 가지로 본다.
재관인(財官印)이 모두 골고루 갖춰진 팔자가 가장 좋은 팔자이다.
재는 돈이고, 관은 벼슬이고, 인은 학문을 의미한다.
돈을 지키려면 어느 정도의 벼슬이 있어야 하고, 벼슬을 하려면 학문이 있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재·관·인’이 서로 유기적인 연관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명리학에서는 재물이 벼슬을 도와준다고 본다.
이것을 ‘재생관(財生官)’이라고 부른다.
“재는 관을 낳는다”는 뜻이다.
재물이 있으면 벼슬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다음에는 벼슬이 학문을 도와준다.
이것을 ‘관생인(官生印)’이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벼슬과 학문의 시발점은 재물이라는 이야기이다.
재물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만큼 재물은 인간 삶의 견고한 하부구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명리학에서는 어떤 사람이 재물을 많이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일까?
재물 팔자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근검절약형이다.
재물은 이겨야[克] 하는 대상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열심히 근검절약하는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유형은 베풀어서 부자가 되는 형태이다.
‘식신생재(食神生財·베푸는 기질이 재물을 낳는다)’가 바로 이 유형이다.
하나를 풀면 세 개가 돌아온다.
큰 부자들은 ‘식신생재’ 팔자가 많다.
보아하니 워런 버핏도 이 팔자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