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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남수세(兩南水勢)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09. 2. 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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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양남수세(兩南水勢)

 

옛날 사람들은 그 지역의 인물, 물산, 기질, 물류, 온도 등을 종합하여 논해야 할 때에는

'산수(山水)'를 가지고 논하였다.

거시경제의 필수지표가 다름 아닌 산수였던 것이다.

조선 후기 남인(南人) 출신의 경세평론가(經世評論家)였던 성호(星湖) 이익(李瀷)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양남(兩南) 지역의 물길을 논했는데,

그것이 '양남수세(兩南水勢)' 조항이다.

양남이란 영남과 호남을 일컫는다.

성호는 영남의 모든 물길이 낙동강 하나로 합해지므로 긍정적으로 여겼다.

영남은 그 풍습이 굳게 뭉쳐 흐트러짐이 없고, 인물을 많이 배출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강물이 낙동강 하나로 뭉치는 탓이다.

반대로 호남은 물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고 여겼다.

금강과 만경강은 서해로 흘러가고, 영산강은 서남해로, 섬진강은 남해로 흘러간다.

이처럼 물이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모양을 이익은 산발사하(散髮四下)로 표현하였다.

여자가 머리를 풀어헤친 모양과 같이 네 군데로 각기 강들이 흘러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좋지 않다고 보았다.

물길이 여러 갈래가 되면 사람들의 인심이 흩어진다고 본 것이다.

이는 실증적인 주장이 아니라, 순전히 성호 개인의 주관적인 풍수 해석에서 도출된 주장이다.

풍수에서는 여러 갈래의 물이 합해질수록 좋다고 본다.

습도와 바람, 그리고 고차원의 수기(水氣)가 물길을 따라서 이동하기 때문이다.

한자의 동(洞)자가 삼 수(�)변에 같을 동(同)자를 쓰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같은 물을 먹으면, 즉 같은 우물을 사용하면

물 먹으러 온 사람들끼리 자연히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동네 인심이 통일되므로,

같은 동(洞)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21세기 환경오염의 시대에 들어와서 보니까,

같은 물을 먹는다는 것이 장점이 아니라 오히려 악조건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낙동강이 다이옥신으로 오염되니까

대구에서 부산에 이르는 영남 지역이 모두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호남은 강이 여러 개이므로 상황이 약간 다르지만,

영남은 낙동강 하나의 오염이 영남사람 전체의 건강에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낙동강 오염은 치수(治水)의 중대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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