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뇌혈관 질환과 등산

라이프(life)/레져

by 굴재사람 2008. 12. 15. 09:56

본문




 뇌혈관 질환과 등산



▲ 그림·안영태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40대 중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세계에서 제일 많다는 것이다.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었는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요즘 생활환경이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하여 걷는 운동조차도 아주 부족해지고 먹을거리가 너무 빨리 고지질로 변하였다. 과음, 과식, 흡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게다가 각종 공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환경 공해, 정신적 스트레스, 공해 식품에다 위생학적인 공해까지 격심해지는 실정이다.

혹자는 뇌혈관 질환의 원흉을 알콜, 그 중에서도 메틸알콜이라고 한다. 도수가 낮은 술을 위스키 수준으로 흉내내기 위하여 메틸알콜을 허용량 넘게 섞어서 판매하기 때문에 혈관에 동맥경화를 일으킨다는 주장이다. 혹자는 튀김 음식에 나쁜 기름을 쓰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한다. 긴장의 연속과 불안한 환경은 우울증을 유발하여 뇌의 혈액순환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병리학적으로 보면, 몸이 뚱뚱해져서 고지혈증이 되면 지방질이 혈관에 끼어 혈관이 좁아지고 급기야는 막히거나 터져서 조직을 손상시킨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뇌에서 생기면 신경이 마비되고 언어장애나 반신불수, 시력장애, 방향감각 상실, 심지어 전신마비를 일으키면서 사망하게 된다.

동의보감에 보면 중풍사중이라 하여 중풍이 도래하는 전조증이 있다고 했다. 손발이 저리며 어지럽고 구토를 하며 시야가 좁아지고 물건이 둘로 보이고 식지, 차지가 둔해지면서 피부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가려우면 중풍이 올 전조증이라 하여 서둘러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풍 나으려면 담배부터 끊어라

병이 나서 치료하는 것보다 중병이 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65세 된 부인이 피부가 가렵고 어지러워 혈압을 재보고 진찰한 결과 중풍전조증이었다. 한방약에 방풍통성산이라는 약을 투약하고 등산을 열심히 다니라고 했더니 두 달만에 혈압은 정상이 되고 전조증이 없어졌다.

중풍전조증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사람은 확연한 전조증이 있어도 잘 모르고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병원뿐만 아니라 건강상담실에도 혈압기가 다 있으니까 수시로 혈압을 재보고 정기검진을 받으면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술을 잘 마신다고 모임 때마다 자랑하던 친구가 혈압이며 각종 검사를 했더니 정상인데, 머리가 마치 모자 하나 눌러 쓴 것처럼 정수리가 동그랗게 중압감이 있다고 했다.
그것이 바로 중풍전조증이라고 했더니, 들은 척도 않고 계속 술을 마셔대더니 석 달도 되지 않아서 중풍이 왔다. 술 끊고 등산을 일 년 정도 해서 지금은 다 나은 상태인데, 거주지를 옮겨서도 산행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그 친구한테 너는 행운아라고 해주었다. 중풍이 일찍 와서 망정이지 한 살이라도 더 먹고 쓰러졌으면 일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매를 일찍 맞아서 그나마 다행이니 앞으로는 아무리 유혹해도 술 마시지 말고 등산을 열심히 하라”고 당부했다.

중풍이 다섯 번 재발한 부인이 찾아왔는데 병원에서 찍은 사진을 다 가져왔다. 뇌경색이 군데군데 많이 퍼져 있는데 다행히 결정적인 위험부위는 피해갔어도 언제든지 재발 가능성은 있었다. 약만 쓸 것이 아니라 등산을 해서 치료해보라고 권했다. 그 후 등산을 시작해 5년이 되었는데 지금까지 재발하지 않고 건강하게 70고개를 넘겼다.

한 부인이 지독히 속을 끓인 뒤 어지러워서 머리를 들지 못하고 가슴이 두근거려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도 냉수를 한 그릇씩 마신다. 검사 결과 당뇨에다 동맥경화인데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등산을 권했는데 무서워서 산에 갈 수가 없단다. 동네 산악회에 연락해서 동행을 몇 사람 만들어서 같이 다니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부축해주는 사람과 같이 동행하다가 한 달도 못되어서 혼자서도 잘 다니고 지금은 아예 혈압약을 끊어 버렸다고 한다.

50대 초반인 남자가 하루에 담배를 세 갑씩 피우다가 풍이 왔는데도 아직 담배를 못 끊었다. 등산을 권했더니 산에 가면 담배를 못 피게 하니까 죽었으면 죽었지 산에는 안 간다고 한다. 체질은 태음인이라 간이 크고 폐가 작은 체질인데, 본래 성격은 예의바르고 정직하며 겁이 많고 고집이 세다. 누구도 그 고집을 꺾기가 어렵다.

“그러면 담배만 줄이면 등산할 수 있겠군요.”
“그럼요. 담배만 안 피우면 등산할 수 있지요.”
“그러면 내가 담배를 끊게 해드리지요.”
“무슨 수로요? 난 담배 못 끊어요. 여러 번 시도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실패했어요.”
“내가 책임지고 담배 끊게 해줄테니 금연침을 맞으시지요.”
“그 침을 맞으면 담배 끊을 수가 있습니까? 그러면 한 번 맞아봅시다. 이 침을 맞고도 내가 담배를 못 끊으면 책임지셔야 합니다.”
“좋소, 책임지리다.”


알콜중독에 뇌경색 온 부인, 1년만에 건강 회복

옛말에 생침을 맞는다는 말이 있다. 그야말로 금연 생침을 놓았다. 일주일 후에 왔는데 환자의 얼굴이 환해졌다. 참 신기하게 담배를 끊었다고 한다. 금단현상도 없고, 그렇게 피고 싶던 담배가 생각도 안 나더라는 것이다. 시험 삼아 일부러 담배를 피워봤는데 담배 맛이 전혀 없어졌다고 한다. 더 이상 피고 싶지도 않고 맛도 모르겠고 이럴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담배 끊는 데도 성공했으니 이제는 등산을 다녀야겠어요. 그런데 사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례는 안하셔도 됩니다. 이 금연침은 무료로 시술하기로 협회에서 결의하여 누구에게나 전부 무료입니다. 그 대신 등산하기로 약속했으니, 등산을 꼭 하세요.”

그 후 그는 담배 끊고 등산한 지 6개월만에 중풍이 다 나아 아주 건강한 사람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40대 뇌혈관 질환환자가 가장 많다. 한번은 42세 된 여자 분이 풍이 나서 내원했는데 옆에 앉자마자 술냄새가 진동한다. 보호자의 말을 들으니, 아이 둘 낳고 나서 혼자 있는 시간을 달래기 위해 술을 한 잔씩 마신 것이 습관이 되어 알콜중독이 되었단다. 술기운이 떨어지면 심한 경련이 일어 견딜 수가 없는 지경이라니, 풍이 나서 치료하고 있어도 술은 먹어야 한다니 참 딱한 노릇이다.

등산하라고 권했더니 천부당만부당하단다. 2층에 올라다니는 나무계단에서도 쓰러지는데 어떻게 등산을 하느냐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등산을 해야 합니다. 이 분은 뇌에 산소가 부족하여 뇌경색이 왔을 뿐만 아니라 치매현상이 간헐적으로 일어나니 많은 수목이 뿜어내는 산소를 마셔야 뇌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등산하라는 것입니다.”

보호자인 남편이 아주 성의를 다하여 산에 데리고 다닌 지 1년만에 중풍도 낫고 알콜중독도 치료되어 참 행복한 가정이 되었다. 지금은 용인 어딘가로 이주하여 가까운 산을 매일같이 올라 다닌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산수가 좋기로 세계에서 제일이다. 전국토의 70%가 산으로 되어 있고 어느 땅이고 다 풀, 나무가 나고 계곡에도 맑은 물이 흐른다. 사는 동네가 바로 산이다. 경사가 적당하여 배수가 잘 되고, 산림이 우거져 산소배출량이 많고, 삼면이 바다라서 바다가 보이는 산에는 오존층이 두텁다. 머지않아서 전세계 휴양객들이 우리나라로 다 모여들 것이다.

기후조건마저 사계절이 분명하여 봄에는 꽃 피고, 여름에 신록이 우거지고, 가을에 결실 맺고, 겨울에는 꽁꽁 얼었다가 해동하고, 동녘에 뜨는 해는 45도 각도로 조사하여 생명의 씨앗을 길러내는 이러한 산을 오르지 않으면 어디를 간다는 말인가.

요즘 벌이도 시원치 않은데 외국 관광 다니는 관광인파가 일본의 4배나 된다고 한다. 그렇게 허세 부리지 말고 우선 건강을 위해서 우리 산을 오르라. 우리 산이 좋은 것을 스스로 깨달을 때가 되었다. 특히 뇌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 최형주 한의학 박사·영등포 명성한의원 원장. 한국체질의학연구회 회장.
< 에언(豫言)>, <비방(秘方)>, <산해경(山海經)> 등 저술.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