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몸과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한가위...주차장 같은 도로에서 날밤을 보내는 게 걱정되지만 많은 사람들은 고향을 떠올리며 그런 고생을 감수하게 마련이다.
고향에 가면 오래간만에 모인 가족과 친지,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술'이다. 술은 아무리 절제하려고 해도 가족, 친구들과 오랜만에 모임을 갖다 보면 주거니받거니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들뜬 마음에 기분대로 술을 즐겼다가는 명절 연휴에 육체적 스트레스와 피로만 쌓일 수 있다. 특히 올 추석 연휴는 3일밖에 되지 않아 스스로 술을 절제해야 명절증후군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추석명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3소3다(三少三多)' 명절 음주법으로 건전하고 건강한 명절 연휴를 보내보자.
◇ 주소담다(酒少談多) = 술은 조금 마시고 대화는 많이 하라는 얘기다.
알코올 성분의 10% 정도는 호흡을 통해 배출된다. 때문에 평소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거나, 노래를 많이 부를수록 술은 덜 취하게 된다. 또 술을 마실 때 말을 많이 하면 입과 숨을 통해 알코올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 화제를 계속 이끌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양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반대로 대화를 나누지 않고 술을 마시게 되면 그만큼 빨리 취하고 감정이 쉽게 격앙돼 오히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망치는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흥겹고 유쾌한 명절의 술자리일수록 적절한 대화를 통해 자신의 페이스에 맞는 음주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대화보다 술을 빨리 마시기를 권유한다면 "이번 잔은 쉬겠습니다" 또는 "천천히 마실게요" 식의 직설적이면서도 친근한 목소리로 거절 의사를 밝히는 게 과음하고 실수하는 것 보다 낫다.
요즘 약을 먹고 있다던가, 한두 잔을 마신 후 이미 술이 너무 많이 취해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악의 없는 거짓말도 술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데 제격이다.
단 술자리에서 일가친척이나 가족 구성원에 대한 좋지 않은 말은 되도록 삼가는 게 좋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특히 가족끼리 비교하거나 비난하는 이야기는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 생기는 다툼의 주 원인이 된다.
◇ 잔소찬다(盞少饌多) = 잔은 적게 채우고 안주는 많이 먹어라.
알코올이 몸에 해를 주는 정도는 취했는지 안 취했는지 여부와 별 관계가 없다. 중요한 것은 섭취한 알코올의 절대량으로, 알코올의 독성은 얼마나 많은 술을 마셨는가에 정확하게 비례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원샷'을 외치며 단번에 마시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마시는 속도가 빠른 것도 문제지만 그만큼 마시는 술의 양도 많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술자리에서 '원샷'을 외치기 보다는 약간 눈치가 보이더라도 적당히 끊어 마시는 '반샷'이 좋다. 아니면 처음부터 술을 받을 때 반만 채워 적은 양으로 원샷 분위기를 내는 것도 요령이다.
또 보통 술 마실 때 먹는 안주가 살을 찌우는 주 원인이라고 한다. 정답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안주를 먹지 않는 것 보다는 낫다. 안주를 충분히 먹으며 천천히 술을 마신다면 위장에서 술뿐 아니라 안주까지 분해해야 하므로 그만큼 알코올의 인체 흡수속도가 느려진다. 반대로 빈속에 술을 급하게 마시면 알코올 흡수속도가 빨라져 훨씬 짧은 시간에 쉽게 취하게 된다.
◇ 육소채다(肉少菜多) = 술을 마실 때 육류는 적게, 채소는 많이 먹어라
명절 상차림은 풍요롭기 그지없다. 특히 갈비, 산적, 고기완자, 잡채 등 육류나 튀김, 기름을 이용한 부침 음식 등이 주요 메뉴다. 하지만 육류나 기름을 사용한 튀김류 등은 산성식품으로 술안주로는 썩 좋지 않다.
산성성분의 경우 음식이 소화될 때 몸 속에 이산화탄소를 뿜어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혈액을 산성화시켜 음주 후 숙취나 악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간장에 부담이 되기도 하며 자극적인 음식, 매운 음식은 위에 부담이 돼 알코올과 함께 섭취할 경우 위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위에 무리를 덜 주고 숙취해소에 좋은 채소나 과일, 우유 같은 알칼리성 식품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이 좋고, 육류를 먹더라도 채소류와 함께 먹으면 쉽게 포만감을 느껴 전체적으로 먹는 양을 줄일 수 있다.
◇ 술에 맞는 안주궁합
▲ 소주 = 소주 같은 독주에는 과일이나 채소류가 좋다. 대표적인 가을 과일인 배는 뛰어난 이뇨작용으로 소변을 촉진해 주독을 풀어주며 오이나 연근 등도 숙취해소에 좋은 술안주다.
▲ 정종 = 차례상에 올리는 술인 정종은 대표적인 차례 음식인 맑은 무국과 어울린다. 무국은 내장의 열을 내려줘 속풀이에도 좋다.
▲ 와인 = 고기안주에 적합한 주종이다. 와인은 알칼리 성분이기 때문에 육류와 같은 산성식품으로부터 인체의 산화를 중화시킬 수 있다.
▲ 맥주 = 보통 오징어와 땅콩이 맥주와 찰떡궁합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징어나 땅콩의 경우 콜레스테롤이 높고 잘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신선한 과일이나 두부 등이 안주로 좋다.
▲ 양주 = 양주의 가장 좋은 안주는 물이다. 독한 양주로부터 위장을 보호하는 데는 물 만한 것이 없다. 간단한 스낵이나 우유나 두부 같은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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