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원 박사의 ‘성경(性敬) 시대’] 셀프누드 찍고 싶어 안달 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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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알몸으로 태어난다.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맨몸으로 놀았다. 옷이 등장한 수천 년 전에도 옷은 추위와 다른 외적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특별히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은 본성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고 온전히 자연과 하나가 되길 소망하는 이도 있다. 거추장스러운 걸 하나도 걸치지 않은 몸으로 자연 속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면 태곳적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질 것만 같다. 누드비치에서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아 해방감을 만끽하고 자유를 입을 수 있다. 홀랑 벗은 채 백사장에 드러누워 일광욕을 즐기며 천국을 맛본다. 누구나 한적한 바다에서 알몸으로 수영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편안하면서도 야릇한 느낌일 듯싶다. 언제부턴가 관음증과 노출증은 정신병적 현상보다는 당당한 성적 취향으로 다가왔다. 세상이 요지경으로 변해버려서 알몸을 카메라에 담고자 하는 욕망이 이젠 꼭 남성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벗는 것 자체를 그냥 즐기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고 싶어 하고, 증거를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예전에는 말 그대로 성적 환상에 머물러 있던 알몸을 가둬두지 않는다. 연예인들이 젊었을 때의 아름다운 몸을 사진으로 찍어 나누고 싶다는 변명으로 돈벌이를 하던 누드 화보가 이제 보통 사람들로 확대됐다. 자기 몸을 보여주려고 안달 난 사람들이 꽤 있다. 한 스포츠신문 조사에 의하면 46%가 셀프누드를 찍고 싶다고 답했단다. 셀프누드의 치열한 각축장은 인터넷의 성인사이트다. 일반인 누드 사진이 매일 수백 장씩 업데이트된다. 셀프누드의 대중화는 웹캠 보급과 더불어 사회문제를 일으켰던 음란 화상채팅에서 이미 예견됐다. 텍스트 기반으로 이뤄지던 음란 채팅은 웹캠과 함께 1인 라이브 포르노 시대를 열었다. 누드는 물론이고 자위행위 등을 서슴없이 공개하는 여자들은 누드 불감증을 확산시키는 일등공신이다. 셀프누드는 반직업적 형태로 성적 취향과 별개로 자신의 몸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알바형도 있고, 돈벌이와 상관없이 셀프누드 사진을 찍고 보여주면서 자기만족에 빠지는 과시형도 있으며, 누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동경을 갖고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몸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는 모델형에,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단지 남자 친구나 남편 등의 권유로 누드 이미지를 남기는 희생형도 다수 있다. 노출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더워지면서 슬슬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거리는 반라(半裸)의 여인들로 출렁거린다. 브래지어나 코르셋을 연상시키는 란제리룩이나 아슬아슬하게 가린 가슴을 쳐다보기조차 민망한 클리비지룩(가슴골이 들여다보이는 섹시룩)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한다. 남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몸매를 드러내 아름다운 모습을 인정받고 싶은 개성 표현이란다. 지나친 노출이 성범죄를 유발한다고 생각하면 무식한 남자다. 밖에서만 그럴 게 아니고 집에서도 필요하다. 남편이 아내를 덮치게 하려면 올록볼록한 몸매라도 살짝살짝 보여드려야 한다. 내친김에 남편이 누드까지 찍어보자고 덤비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장 서울교대·경원대 행정학 박사 / 일러스트 : 김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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