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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와 노인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5. 4. 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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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와 노인

 

 

오아시스에 조그만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한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 노인은 맑은 샘물과 우거진 야자수가 있는 그곳에서

나그네들에게 샘물을 퍼주는 일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나그네들이 물을 얻어먹고

노인에게 얼마의 동전을 건네주었습니다.

노인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금고에 동전이 자꾸 쌓여가자

은근히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노인은 먼저 나그네들에게

본격적으로 돈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이었습니다.

노인이 무심코 샘을 들여다보자

샘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노인은 돈을 벌게 해주는 샘물이

더 이상 말라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어

그 원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문득 잎이 무성한 야자수가

샘물을 흡수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노인은 과감하게 야자수를

몽땅 잘라버렸습니다.

 

얼마 후,

그늘이 없는 샘물은 말라버렸고,

아무도 노인의 오두막집을 찾지 않았습니다.

노인은 뜨거운 햇볕을 견디지 못한 채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 산문집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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