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by 굴재사람 2015. 4. 12. 20:48
- 함민복 -
긴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발
또 한 발
따뜻한 봄날
2015.04.12
굴비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