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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庭 박태훈의 해학詩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4. 7. 2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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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庭 박태훈의 해학詩





⊙ 늙은 부부


당신은 내 비서관
나는 당신의 보좌관

비서관 등 좀 긁어 줘요
보좌관 내 허리좀 주물러요

비서관 없으면 나 못살지
보좌관 없으면 내도 못살아요

늙어 갈수록 비서관이
늙어 갈수록 보좌관이

꼭 필요 해요
없으면 안돼요

늙은 부부
우리 부부







⊙ 다 그런거야


사랑은 다 그런거야
산다는 것은 다 그런거야
세월가면 추억으로 남는거야

인생살이 다 그런거야
잘난사람 못난사람 다 그런거야
훗날에 한줌의 재로 남는거야

너도 나도
모두가
다 그런거야 다 그런거야






⊙ 늙은 친구


친구야
와 이리 늙었노
허허 너는 와 늙었나

아무 생각할 틈도 없이
앞만 보고 살았더니
내 늙은 것 네 늙은 것 잊었나보다

세월의 무상함이
한치의
오차 없이

네 얼굴에
내 얼굴에
쫙쫙 줄긋고 지나갔구나

허허 친구야
나는 네 마음 잘알지
나도 네 마음 잘안다






⊙ 이력서


나는
세상에서 제일 못난 사람이다
학교에 다닐 때도
못난 놈이라고 쳐다보지도 안했다

나는
군대에서 특급 고문관이었다
제대복 입으면서 나를 찾았다
박병장 고향에 갑니다

나는
직장에서 제일 일을 많이 한 사람이다
예 아니오 소릴 못한 성격에
내 앞에는 항상 일이 산처럼 쌓였다






⊙ 세월은 탓할 수 없지


세월은
낙엽을 지게 한다
세월이 가면 떨어지는 저 낙엽

세월은
사람을 늙게 한다
세월이 가면 늙은 저 노인

세월은 탓할 수 없지


<詩庭 박태훈의 해학이 있는 아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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