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 마령면 마령초등학교 정문 양쪽 담장 안에 이팝나무 일곱 그루가 서 있다. 키가 13m까지 치솟은 천연기념물 '평지리 이팝나무군(群)'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아기사리'라고 부른다. 아기가 묻혔던 곳이라는 뜻이다. 300년 전 마령 들녘에 흉년이 들었다. 엄마 빈 젖만 빨다 굶어 죽은 아기를 아버지가 지게에 지고 가 묻었다. 아버지는 무덤 곁에 이팝나무를 심어줬다. 죽어서라도 쌀밥 실컷 먹으라 했다.
▶이팝나무는 오뉴월 보릿고개에 흰 쌀밥 같은 꽃을 가득 피웠다. 꽃이 얼마나 푸지고 눈부신지 쌀밥치고도 윤기 자르르한 고봉밥이었다. 이팝나무엔 밥 한번 배불리 먹고 싶어 했던 백성의 한(恨)이 서려 있다. 마령면 사람들이 아기 무덤을 피해 다니면서 이팝나무는 잘 자라 숲을 이뤘다. 그 숲에 초등학교가 들어섰다. 슬픈 이팝나무 아래서 아이들이 까르르 웃으며 뛰어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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