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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가 여성에게 안통하는 이유

라이프(life)/섹스

by 굴재사람 2014. 2. 2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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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가 여성에게 안통하는 이유

 

 

성은 남성이 주도하므로 여성의 성적 만족은 남성이 하기에 달렸다는 선입견이 많다. 그래서 여성의 성적 불만족은 남성이 시원찮아서 그런 것으로 여기고 흔히들 모든 책임을 남성에게 돌렸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치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척수손상은 성기능장애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그러므로 척수손상으로 발기장애가 발생하면 남성들은 어김없이 장해보상을 받으려 하지만 여성은 똑 같은 손상을 받아도 장해진단서를 요구하는 일이 거의 없는 것도 여성은 신체구조상 성관계가 언제나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1980년까지는 성반응의 가장 기본인 발기기전에 대해서도 몰랐기 때문에 성의학은 의학의 마지막 남은 미지의 분야라고까지 했다. 그러나 1980년초 성적 흥분이나 자극 없이 인위적으로 발기시킬 수 있는 발기유발제가 우연히 발견됨에 따라 실험동물을 이용하여 발기생리에 대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일어났고 무수한 논문들이 발표되었다. 그 결과로 비아그라를 비롯한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가 나올 수 있게 되었다.

발기부전 치료가 해결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다음 단계로 성 파트너인 여성의 성기능에 관심이 가게 되었고 여성 성기능장애에 대한 정의와 분류도 2000년이 되어서 비로소 확립되었다. 1980~2002년 사이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성기능장애 발표논문 수는 남성에 대해서는 7,460편이나 되지만 여성에 대해서는 100편 미만인 것을 보더라도 그 동안 여성의 성기능에 대해서는 얼마나 무관심하였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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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불감증’으로 총괄하여 일컫던 여성 성기능장애는 성욕장애, 고조장애, 오르가슴장애, 성교통/질경련의 4가지로 분류 정의됨에 따라 역학조사도 많이 이루어져 성적 활동기 여성(19-59세)의 성기능장애 유병률이 43%로 같은 연령대의 남성 장애률 31% 보다 높다는 놀라운 사실도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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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젊은 여성 (20-49세)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스스로 성기능장애가 있다고 인정한 여성은 20대에 13.8%, 30대 21.1%, 40대 33.3%이었다. 그러나 여성성기능장애 정의에 근거한 설문조사에서는 20대 44.3%, 30대 41.2%, 40대 64.8%로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2-3배 더 많아 여성들의 성기능장애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성과 비교했을 때 유형에 관계없이 성기능장애 유병률이 더 높았고, 이 같은 현상은 40-70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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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조사에 이어 다음 단계는 여성 성기능장애가 어떻게 해서 발생하는지 그 메카니즘 연구에 집중되었다. 이미 발기장애 연구에 많은 경험이 있던 남성의학자들에 의해 집중적으로 연구되었고 놀랍게도 여성 성기능장애의 상당 부분이 남성과 똑같은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성적 흥분이 있으면 남성의 발기기관인 음경해면체의 무수한 혈관들이 이완 확장되면서 혈액이 유입 충만되듯이 여성의 발기기관인 음핵해면체의 무수한 혈관들도 이완 확장되어 혈액이 유입 충만된다.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고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발기장애가 나타났듯이 여성에서도 음핵과 질로 혈액유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성적 고조장애와 오르가슴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곧 바로 학계에선 발기장애에서처럼 비아그라가 여성 성기능장애에도 효과가 있는지 연구에 착수했으며 신문과 방송은 비아그라가 일으킨 「성혁명」이 여성으로 옮아 붙을 가능성이 크다며 흥분하였다. 놀랍게도 동물실험에서는 수컷 음경해면체에서 나타난 발기반응이 암컷 음핵해면체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곧 이어 사람에서 실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임상시험이 시행되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결과는 실망이었다. 왜 남자에서는 그렇게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동물실험에서도 수컷과 같은 효과를 보였던 비아그라가 실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효험이 나타나지 않은 것일까?

‘남자는 몸으로 섹스하고 여자는 뇌로 섹스한다’는 말이 있다. 여자는 뇌가 움직여주지 않으면 백약이 무용지물이다. 배우자에 대한 무관심, 서운함, 소외감, 불만, 분개, 증오, 두려움이나 우울증이 있으면 백약이 무용지물이다. 남편의 따뜻한 배려와 공감이 우선이고 최고의 비아그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부인이 성적 만족을 느끼지 못하면 남편의 무능함으로 책임을 전가하였는데 부인에게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남자들만이 억울하게 덮어썼던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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