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것
발꿈치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한 손에 들고 걸어가는 사두.
갠지스강에 머리를 감고 햇볕에 말리고 있는 중이었다.
노끈처럼 꼬인 머리채가 제법 무거워 보여 내가 한마디 던졌다.
"당신은 세상의 무게를 다 벗어던졌지만,
그 긴 머리의 무게만은 죽을 때까지 갖고 다니겠군요."
그러자 그가 한마디로 응수했다.
"본래의 자기 것은 무겁지 않다네.
자기 것이 아니 걸 들고 다닐 때 무거운 법이지!"
- 지구별 여행자 / 류시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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