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리에서는 산이
바라다보이는 것이 아니라
올려다보인다 조금 멀리 조금 가까이
흰구름 뭉치 천왕봉 언저리에 걸려있다
그리움도 손에 잡혀 가슴이 뛴다
아 비로소 여기 이르렀구나
아잇적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반고비 고개 넘어 세상일 조금은 보일 때까지
꿈에서만 올라보던 그 봉우리
오늘은 내 두발로 온몸으로 오르기 위해
여기 왔거니!
물소리 바람소리가
중산리에서는 옛일들 되감아 내려와서
내 앞에 펼쳐 놓는다
내 앞에 놓여진 오르막길
그냥 무턱대고 가야 하는 길 아니다
짐승처럼 킁킁거리며 냄새 맡거나
누군가의 발자국 흔적이라도
그가 쫓기고 스치고 갔을 댓이파리 하나라도
다시 매만지며 올라가야 한다
내 살아 있는 동안의 산길 있음이여
왜 이리 가슴 벅찬 풋풋함이냐
- 중산리 / 이성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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