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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바위 드러누운 바위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3. 10. 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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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긴 그림자만 드리울 뿐
삶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
고즈넉한 품성에 뜨거운 핏줄이 돌고
참으로 키가 큰 희망 하늘을 찌른다
저 혼자 서서 가는 길 아름다워라
어둠 속으로 어두움 속으로 솟구치는
바위는 밤새도록 제 몸을 닦아
아침에 빛낼 줄을 안다

외로움으로 드러누워 흐느낌만 들릴 뿐
삶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
슬픔은 이미 기쁨의 첫 보석이다
외로움에서 우리는 살고 싶은 욕망을 일깨우고
눈물에서 우리는 개운한 사랑을 터득한다
산골짜기에 또는 비탈에
누군가의 영혼으로 누운 바위는
금세 일어나서 뚜벅뚜벅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 이성부의 시 '선 바위 드러누운 바위'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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