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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라벨을 보면 막걸리의 맛이 보인다?

라이프(life)/술

by 굴재사람 2013. 8. 3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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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라벨을 보면 막걸리의 맛이 보인다?

 

 

좋은 막걸리를 찾기 위한 막걸리 라벨의 세계

세상의 모든 상품에는 라벨이란 것이 있다. 때로는 간단한 정보만 나와 있는 라벨이 있는가 하면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식품에는 원료 및 원산지 표시, 첨가물, 제조사, 연락처, 등 다양한 정보가 의무사항으로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막걸리의 라벨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막걸리 라벨만 보고 좋고 맛있고 맛없다를 알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맛은 라벨로는 구별해 내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어떠한 재료로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막걸리이며, 그 기준 역시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재료와 위생적인 환경에서 빚어진 막걸리는 찾아낼 수 있는데, 라벨에 그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막걸리는 라벨로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

재료부터 제조 방법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는 막걸리 라벨
막걸리 라벨 뒷면을 보면 주원료가 국내산 재료인지 수입산인지 자세하게 나와 있다. 동시에 주 원료뿐만이 아닌 부재료도 확인할 수 있다. 제조과정 중 하나인 살균인지 생인지도 나와 있는데, 주로 생막걸리의 경우는 ‘탁주’로, 60도 등의 온도로 효모균을 살균 처리한 살균 막걸리는 ‘살균탁주로’ 기재가 되어 있다. ‘생막걸리’를 ‘생탁주’라고 기입을 하지 않는 것은, 20년 전만 하더라도 살균처리한 막걸리가 거의 없었기에 ‘생막걸리’를 라벨까지도 굳이 생이라고 구별할 필요가 없어서이다. 즉, 라벨에 탁주라고만 기입되어 있으면 ‘생막걸리’라고 인식하면 된다.


	무첨가 18도 막걸리 초가백화미인 라벨
무첨가 18도 막걸리 초가백화미인. 살균처리를 통한 장기저장이 가능하다

위생 관련 표기는?
막걸리에 특별히 위생 관련 의무표기사항은 없다. 식약처 및 국세청의 기준을 준수하고 술 빚기를 하면 되는데 농림부에서 진행하는 위생 관련 표기가 있다. 이른바 술품질 인증제도라고 하는데, 농림부 지정 기관에서 인증을 받으면 막걸리 라벨에 표기할 수 있다. 금색 라벨은 100% 우리 농산물, 녹색은 수입산이 섞여 있는 경우이다. 즉, 표기상에 술품질 인증마크가 있다면 더욱 안심하고 구입해도 된다. 참고로 없다고 하여 위생상황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막걸리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모두 식약처 및 국세청의 위생기준을 준수하여야 하기 때문이고, 어디까지나 이 조항은 선택사항이기 때문이다.




	막걸리 품질인증 마크
품질인증 마크는 라벨 뒷면에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출처 이태원 월향

양조장의 철학이 담겨있는 라벨
세상의 모든 상품의 디자인에는 철학이 있는데 와인이나 사케 등은 규격화된 병을 사용하는 것처럼 막걸리도 양조장의 철학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라벨의 디자인이 바로 그 제품 자체의 디자인이다. 지역 막걸리의 경우는 연 매출 1억 이하의 양조장이 60% 이상인 만큼 영세한 나머지 이런 부분까지 신경쓰기가 힘든데, 그런 와중에서도 라벨을 보고 그 양조장의 철학이 느껴지기도 한다. 즉 화려하다고 다 멋지다는 뜻도 아니며 예스럽다고 다 촌스럽지 않다. 오히려 심플하고 예스러운 라벨은 역으로 깊은 내공이 느껴지기도 한다.


	송명섭 막걸리 라벨
전북 정읍의 농식품부 식품명인이자 무형문화재인 송명섭씨가 무첨가로 빚은 송명섭 막걸리. 단순하고 예스러운 디자인이 오히려 내공을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좋은 술을 더 쉽게 고르게 하기 위하여는 좀 더 세밀한 분류도 필요
개인적으로는 막걸리 라벨, 즉 표기사항도 좀 더 많은 내용이 기재되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정부미를 쓰는 경우도, 반대로 햅쌀을 쓰는 경우도 둘 다 국내산 쌀 정도로만 표기 된다. 원재료에 대한 가격차이가 확실히 있는데,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에서 정하는 무첨가 막걸리 인증 등도 있으면 좋을 듯 하다. 결국은 문화와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별이 되어야 하고, 이렇게 구별이 되는 제품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이 될 때, 소비자는 좋은 제품에 대하여 더욱 인정하게 되며, 그 인정하는 문화는 또 다른 막걸리의 격상과 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사진 제공 /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mw@jurojuro.com>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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